입력 : 2008.07.24 03:34 | 수정 : 2008.07.24 06:22
아이스 발레 '백조의 호수' 빙판 무대 설치 현장
꼭 여기저기 비료부대를 갖다 놓은 밭 같았다. 22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 무대 크루(crew)들인 장정 12명이 하얀 얼음부대(25㎏) 100여 개를 지고 와 15×15㎡ 크기의 나무틀 안에 내려놓았다. 아이스 발레 《백조의 호수》의 '빙판 무대'를 설치하는 작업은 지금부터가 하이라이트였다.
"으라차차…."
장정들은 이무홍(35) 무대감독의 지시에 따라 칼집 낸 얼음부대를 들어올렸다. 와르르르 얼음 조각들이 쏟아지며 냉기가 훅 끼쳤다. 15㎝ 높이의 나무틀 안에는 여려 겹의 방수포와 단열재 등을 덮었고 바로 위에는 냉매를 공급하는 1㎝ 굵기의 검은 파이프가 촘촘히 깔려 있었다. 영하 15도의 부동액이 순환 중인 파이프에는 벌써 두꺼운 성에가 끼어 있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의 내한공연은 올해로 11년째다. 한국인 크루들은 호흡이 척척 맞았다. 커다란 눈삽으로 얼음 바닥을 고른 뒤에는 러시아 스태프 두 명이 나섰다. 빙판 무대 공정의 핵심, 바로 '물 뿌리며 얼리기'다. "얼음과 함께 일한 지 20년째"라는 알렉세이 페도도프(43)는 "물 뿌리면서 평평하게 고르는 데 40분 걸리고 40~60분쯤 얼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물 뿌리고 얼리는 작업을 밤새 반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판판한 얼음층을 여러 겹 만들어야 스케이트날에 찍혀도 좋은 빙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으라차차…."
장정들은 이무홍(35) 무대감독의 지시에 따라 칼집 낸 얼음부대를 들어올렸다. 와르르르 얼음 조각들이 쏟아지며 냉기가 훅 끼쳤다. 15㎝ 높이의 나무틀 안에는 여려 겹의 방수포와 단열재 등을 덮었고 바로 위에는 냉매를 공급하는 1㎝ 굵기의 검은 파이프가 촘촘히 깔려 있었다. 영하 15도의 부동액이 순환 중인 파이프에는 벌써 두꺼운 성에가 끼어 있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의 내한공연은 올해로 11년째다. 한국인 크루들은 호흡이 척척 맞았다. 커다란 눈삽으로 얼음 바닥을 고른 뒤에는 러시아 스태프 두 명이 나섰다. 빙판 무대 공정의 핵심, 바로 '물 뿌리며 얼리기'다. "얼음과 함께 일한 지 20년째"라는 알렉세이 페도도프(43)는 "물 뿌리면서 평평하게 고르는 데 40분 걸리고 40~60분쯤 얼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물 뿌리고 얼리는 작업을 밤새 반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판판한 얼음층을 여러 겹 만들어야 스케이트날에 찍혀도 좋은 빙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빙판의 질이 좋은지 나쁜지는 어떻게 가늠할까. 페도도프는 "먼저 우리 육안으로 하고, 최종적으로는 리허설 때 무용수들이 스케이트를 타보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빙질이 거친 곳은 쇠날로 긁어내거나 온도를 올려 녹인다고 했다. 이무홍 무대감독은 "물이 새면 무대 하부장치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방수에 가장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아이스 발레 《백조의 호수》는 출연 무용수 30명, 공연시간 90분으로 고전 발레 전막에 비해 규모가 작다. 무용수들에게 스케이트는 날개이자 족쇄다. 빠르고 역동적이지만 섬세함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공연 중 무대는 영하 15도, 객석은 영상 20도로 유지된다.
빙판 무대는 설치만큼 해체도 큰일이다. 작업은 해머로 얼음장을 깨는 것으로 시작된다. 부순 얼음더미에 맥주병을 심어놓았다가 일이 끝난 뒤 나눠 마시는 게 전통이 됐다고 한다. "한국인 크루들은 부지런하고 손이 빨라 좋다"는 페도도프는 "무대 해체할 땐 다음 순회 도시에서 또 어떻게 빙판 설치할지 걱정하는 게 내 직업"이라며 웃었다.
▶《백조의 호수》 공연은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548-4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