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7.24 03:34
세종문화회관 음악 교육 프로그램 '클래식 사파리'
'클래식 사파리'라는 부제(副題)를 붙인 프로그램답게 해설자는 사파리 복장으로 나와 "이제 멋진 관현악의 세계로 탐사를 나서볼까요?"라며 아이들의 흥미를 끌었다. 최근 인기를 얻은 일본 애니메이션 《노다메 칸타빌레》 가운데 주인공 치아키 신이치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교육을 시작한 셈이었다.
서울시 유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현악과 목관, 금관 순으로 나왔다. 현악 단원 20명은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들려줬고, 목관 5중주의 〈작은 별 주제에 의한 변주곡〉(모차르트)와 금관 5중주의 〈왕궁의 불꽃놀이〉 가운데 미뉴에트(헨델)로 이어졌다. 비올라 단원은 〈섬집 아기〉를, 첼로 단원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의 선율을 들려주며 실제 악기의 매력을 전해주기도 했다. 해설을 맡은 테너 류승각씨는 지휘자에게 "왜 무대에 올라올 때 앞 줄에 앉은 바이올린 단원과 악수를 나누나요?", "지휘봉을 쓰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즉석 토크'를 벌였다. 지휘자는 웃으며 "맨손으로 지휘해도 된다"며 시범을 보여주기도 했다.
튜바 여성 단원이 "악기 무게만 15㎏에 이르기 때문에, 사실 지하철이나 버스 탈 때 불편하긴 해요"라고 말하자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아이들은 다양한 악기 체험이 신기한 지, 연방 동영상 카메라로 연주 장면을 찍었다.
최근 음악 교육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체험'과 '온라인'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이 날도 해설과 함께 1시간 가량의 감상이 끝난 뒤, 아이들은 테너 류승각씨와 함께 "반짝반짝 작은 별"로 시작하는 '작은 별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돌림 노래로 불렀다. 공연장 밖 복도에서는 서울시 유스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 직접 활을 잡고 악기 소리를 내보기도 했다. 트럼본 주자는 아이들이 장난칠 때 자주 부르는 "바보래요~ 바보래요~"의 선율을 즉석에서 연주해서, 아이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개봉초등학교 5학년 김희태(12)군은 "학교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더 몰두해서 봤다"고 말했다. 플루트를 배우기도 했던 오유진(13·거원초 6년)양도 "연주자들이 아는 곡을 실제 들려주니까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의 이 프로그램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 '클래식 사파리'를 통해, 바이올린·비올라·첼로·더블 베이스 같은 현악기와 목관 악기, 금관 악기, 타악기의 7음계 소리와 실제 연주를 들어볼 수 있다. 김화영 교육사업팀 과장은 "규모나 예산 때문에 그동안 학교 교육에서 소화하기 힘들었던 오케스트라의 재미를 어린이들에게 전해주려는 취지로 올해 시작했다. 앞으로도 교육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부터 시작한 여름 예술 교육 프로그램은 24일까지 '오케스트라 월드'에 이어 ▲'목관 익스프레스'(26일부터 3주간 주말) ▲'톡톡 뮤지움'(29일부터 8월 10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키즈 뮤지컬 스튜디오'(8월 8일과 11~14일 서울시 뮤지컬단 연습실)로 이어진다. 문의 (02)399-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