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상차림] 백조의 호수 외

입력 : 2008.07.22 02:53 | 수정 : 2008.07.22 06:17

무용수들이 토슈즈 대신 스케이트를 신는 아이스 발레 《백조의 호수》, 부천 필하모닉이 들려주는 말러 교향곡, 라틴아메리카 16개국의 갈등과 화해, 혁명의 열기와 그 안에서 피어난 그들만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20세기 라틴아메리카 거장 전》, 영국 작가 이언 매큐언의 장편 소설 《이런 사랑》. 조선일보 문화부가 배달하는 '문화 상차림' 이번 주 메뉴입니다.


발 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은 1998년부터 해마다 여름이면 한국으로 날아온다. 올해도 23~2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백조의 호수》로 채운다. 호숫가 백조들의 군무, 오데트 공주와 지그프리트 왕자의 2인무, 네 마리 백조의 춤 등 고전 발레의 이야기와 차이코프스키 멜로디를 고스란히 만날 수 있다.

스케이트날 소리에 귓속까지 얼어붙는 '빙판 피서 공연'이다. 무대는 영하 15도, 객석은 영상 20도로 유지된다. 공연팀은 이동식 아이스링크를 가져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얼음판을 올린다. 서울 공연 후 8월 1~3일 대구, 5~6일 전북 전주, 9~10일 경남 김해, 15~16일 경기 의정부, 19~20일 경기 하남으로 무대를 옮긴다. (02)548-4480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의《백조의 호수》. 빙판 위에서 백조들이 군무를 추고 있다. /서울예술기획 제공
클래식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은 부천 필하모닉이 악단의 '전매 특허'인 말러 교향곡을 돌아본다. 국내 교향악단 가운데 처음으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회를 마쳤던 이들이 2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기념 음악회에서 말러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지휘자 임헌정이 바통을 잡고 소프라노 강혜정이 독창자로 나선다. 모차르트 교향곡 35번 '하프너'를 함께 연주한다. (032)320-3481

작지만 야무진 실내악 무대도 마련된다. 지난 5월 오사카 실내악 콩쿠르 3위에 입상한 젊은 현악 4중주단인 '노부스 콰르텟'이 25일 오후 8시 세종체임버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연다. (02)6372-3242

전 시
디에고 리베라의〈피놀레 파는 여인〉
볶은 옥수수 가루가 담긴 그릇을 앞에 두고 시선은 먼 데로 향한 여인. 가느다란 눈과 무표정한 얼굴에서 삶의 무게를 넘어서는 성스러운 분위기가 묻어난다. 멕시코 노동자 계급 여인을 그린 디에고 리베라의 〈피놀레 파는 여인〉이다.

다비드 알파로 시케이로스의 〈5월1일 행진〉은 파란 옷 무리와 노란 옷 무리가 서로 힘껏 충돌한다. 민중의 의지를 상징하는 노동자와 민중의 궐기를 단숨에 짓누르는 군인들의 대립을 극명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파란 옷을 입은 남자는 붉은 깃발을 들고 있지만 총을 들고 달려드는 군인들 앞에서는 그저 무력할 뿐이다.

라틴아메리카 16개국의 갈등과 화해, 혁명의 열기와 그 안에서 피어난 그들만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20세기 라틴아메리카 거장 전》이 7월26일부터 11월9일까지 서울 정동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린다. 디에고 리베라, 호세 클레멘테 오로스코, 다비드 알파로 시케이로스를 비롯해 프리다 칼로, 오스왈도 과야사민, 루시오 폰타나, 페르난도 보테로 등 라틴아메리카의 작가 84명의 작품 120여 점을 선보인다. 20세기 초반부터 1970년대까지 라틴아메리카의 역사가 안고 있는 갈등과 상처 그 치유과정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의 오늘을 한눈에 볼 수 있다. (02)368-1414

문 학
이언 매큐언

오늘의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이언 매큐언의 장편 소설 《이런 사랑》(황정아 옮김·미디어 2.0)이 올 여름 본격 문학 독자들을 찾아왔다. 이언 매큐언은 국내에도 개봉된 영화 《어톤먼트》의 원작자로 널리 알려진 작가다. 이 소설은 인간 무의식과 도덕의 문제를 장인적 솜씨로 다룬 작품이란 평을 받았다. 영원한 사랑은 있는가, 신은 존재하는가, 인간은 도덕적 선택을 하는 존재인가 등등 근원적 질문 속으로 독자들을 쉼 없이 몰아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