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7.17 03:13
임기 6개월 남겨둔 서울시향 예술감독 정명훈 인터뷰
눈앞만 보는 문화행정에는 비전 없어
전용 홀 문제… 지난 3년간 묵묵부답
"국내에서 젊고 재주 있는 단원은 이미 많이 찾아냈다. 이제는 세계적 차원에서 끌어와야 한다. 더 많은 경쟁이 필요하고,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
서울시향 예술감독 마지막 임기를 6개월 남긴 지휘자 정명훈이 최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속내를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단원들이 일궈낸 성과도 거의 기적에 가깝다. 하지만 오케스트라 사이에 경쟁은 이미 세계적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다. 국내 차원만 생각해서는 비전이 없다. 지금 당장 어느 오케스트라에 있어도 자신의 직책을 곧바로 소화해낼 수 있는 단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음악 감독을 역시 맡고 있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악장 스베틀린 루세브(Roussev)를 실례로 들었다. 루세브는 서울시향 연주회에서도 악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내 음악 시스템에 대한 불만도 털어놓았다. 그는 "일본 도쿄 필하모닉의 경우, 지금 2011년 연주 계획을 날짜와 장소까지 명확하게 짜서 제출하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우리 오케스트라는 내년 프로그램도 당장 내놓을 수가 없다. 연주 일정을 1년 전에 짠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정명훈은 "다른 나라에서는 3~4년 앞을 내다보고 있는데 우리는 눈앞의 일만 생각하고 있다면 손발이 묶여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적당히 해서는 아무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 오케스트라의 연주 일정이 이렇게 단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전용 콘서트홀의 부재(不在)' 때문이다. 정명훈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오케스트라의 집'이라고 할 수 있는 전용 홀 건립을 약속했고, 그 약속을 믿고 있기에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그토록 중요하다고 말했는데도 그 무엇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도 이 문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 당장 (홀을) 세울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믿고 일할 수 있도록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명훈은 "정치적으로 이해하고, 시간이 걸리는 것도 이해한다. 기다리는 건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의지"라고 말했다.
서울시향 예술감독 마지막 임기를 6개월 남긴 지휘자 정명훈이 최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속내를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단원들이 일궈낸 성과도 거의 기적에 가깝다. 하지만 오케스트라 사이에 경쟁은 이미 세계적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다. 국내 차원만 생각해서는 비전이 없다. 지금 당장 어느 오케스트라에 있어도 자신의 직책을 곧바로 소화해낼 수 있는 단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음악 감독을 역시 맡고 있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악장 스베틀린 루세브(Roussev)를 실례로 들었다. 루세브는 서울시향 연주회에서도 악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내 음악 시스템에 대한 불만도 털어놓았다. 그는 "일본 도쿄 필하모닉의 경우, 지금 2011년 연주 계획을 날짜와 장소까지 명확하게 짜서 제출하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우리 오케스트라는 내년 프로그램도 당장 내놓을 수가 없다. 연주 일정을 1년 전에 짠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정명훈은 "다른 나라에서는 3~4년 앞을 내다보고 있는데 우리는 눈앞의 일만 생각하고 있다면 손발이 묶여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적당히 해서는 아무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 오케스트라의 연주 일정이 이렇게 단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전용 콘서트홀의 부재(不在)' 때문이다. 정명훈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오케스트라의 집'이라고 할 수 있는 전용 홀 건립을 약속했고, 그 약속을 믿고 있기에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그토록 중요하다고 말했는데도 그 무엇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도 이 문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 당장 (홀을) 세울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믿고 일할 수 있도록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명훈은 "정치적으로 이해하고, 시간이 걸리는 것도 이해한다. 기다리는 건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의지"라고 말했다.
정명훈은 그 동안 서울시향 임기가 6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계약 연장에 대해 뚜렷한 계획을 밝히지 않았었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계약으로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 솔직히 맘으로는 계속하고 있으며 하고 싶다. 하지만 아직 두 가지 변수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팔성 전 서울시향 대표가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옮기면서 공석이 된 차기 대표 선임과 콘서트홀 건립 문제다. 정명훈은 "오케스트라가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영진과 의견이 맞는 것이 중요하며, 콘서트홀 건립 문제가 계속 차질을 빚을 경우에는 이 한 가지 문제로도 (감독직을)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필하모닉 내한 공연(29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30일 예술의전당)과 다음달 1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서울시향의 '마스터피스 시리즈'에서 지휘봉을 잡는다.
이팔성 전 서울시향 대표가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옮기면서 공석이 된 차기 대표 선임과 콘서트홀 건립 문제다. 정명훈은 "오케스트라가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영진과 의견이 맞는 것이 중요하며, 콘서트홀 건립 문제가 계속 차질을 빚을 경우에는 이 한 가지 문제로도 (감독직을)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필하모닉 내한 공연(29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30일 예술의전당)과 다음달 1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서울시향의 '마스터피스 시리즈'에서 지휘봉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