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7.11 03:09
'뮌스터조각프로젝트' 총감독 카스퍼 쾨니히 인터뷰
1975년 독일의 대학도시 뮌스터에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시에서 영국 조각가 헨리 무어의 작품을 공공장소에 전시하려 하자, 시민들이 "저게 예술 작품이냐, 이런 데 아까운 세금을 낭비하느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예술 하면 유명 미술관에 걸려 있던 명화를 떠올렸던 시민들에게 형태가 일그러진 현대 조각은 생소한 예술장르였다. 사태를 지켜보던 한 미술관장이 묘안을 내놓았다. 호숫가, 성당, 공원…, 시민들의 발길이 스치는 도심 여기저기 유명 작가 작품을 전시해놓고 보물찾기하듯 감상하게 하고, 전시회가 끝나면 시에서 인기 좋은 작품을 사들여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계획이었다.
지난 77년 시작해 10년마다 열리며 세계적인 미술행사로 자리매김한 '뮌스터 조각프로젝트'의 탄생 배경이다. 뮌스터 프로젝트는 서울 도시갤러리사업,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 등 국내에서 진행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30년 넘게 뮌스터 조각프로젝트 총감독을 맡고 있는 카스퍼 쾨니히(사진) 쾰른 루드비히미술관장이 최근 방한했다. 양현재단이 신설한 국제미술상인 양현미술상 심사위원 자격으로 찾은 그를 청계천이 내려다보이는 한 호텔에서 만났다.
지난 77년 시작해 10년마다 열리며 세계적인 미술행사로 자리매김한 '뮌스터 조각프로젝트'의 탄생 배경이다. 뮌스터 프로젝트는 서울 도시갤러리사업,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 등 국내에서 진행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30년 넘게 뮌스터 조각프로젝트 총감독을 맡고 있는 카스퍼 쾨니히(사진) 쾰른 루드비히미술관장이 최근 방한했다. 양현재단이 신설한 국제미술상인 양현미술상 심사위원 자격으로 찾은 그를 청계천이 내려다보이는 한 호텔에서 만났다.
쾨니히 관장은 "공공미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 참여이며,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건 작품의 질"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미술관을 찾는 건 좋은 작품이 있을 것이란 기대와 확신 때문입니다. 도심에 덩그러니 특이한 작품 하나 가져다 둔다고 해서 그걸 공공예술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공공'이라는 미명하에 '예술'의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저질 작품이 도로를 점령하는 것은 공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작가의 유명세를 차용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청계천에 있는 클래스 올덴버그(Oldenburg)의 작품(소라 모양 조형물 '스프링')처럼 단순히 유명한 작가 작품이라고 해서 들여오는 건 의미가 없어요. 지역의 역사성을 반영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골라야지요." 올덴버그의 작품은 뮌스터에도 있다. 시멘트로 된 큰 공모양의 '자이언트 풀 볼'은 1997년에 전시됐다가 시에서 사들여 뮌스터의 명물이 됐다.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듣는 청계천의 스프링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작가의 유명세를 차용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청계천에 있는 클래스 올덴버그(Oldenburg)의 작품(소라 모양 조형물 '스프링')처럼 단순히 유명한 작가 작품이라고 해서 들여오는 건 의미가 없어요. 지역의 역사성을 반영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골라야지요." 올덴버그의 작품은 뮌스터에도 있다. 시멘트로 된 큰 공모양의 '자이언트 풀 볼'은 1997년에 전시됐다가 시에서 사들여 뮌스터의 명물이 됐다.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듣는 청계천의 스프링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쾨니히 관장은 고(故) 백남준의 작품 중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조용히 연주하기'를 인상적인 작품 중 하나로 꼽았다. 뮌스터 성당 앞에 32대의 자동차를 설치해 은색으로 칠하고 그 안을 TV와 라디오로 가득 채운 작품이었다.
뮌스터 조각프로젝트는 10년마다 열린다. 조급증을 달고 사는 한국인들의 의식 속에 10년은 익숙하지 않은 시간단위다. "도시계획이라는 큰 틀 안에서 보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우수한 작품을 섭외하기 위해선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진행해야 합니다."
쾨니히 관장에게 "만약 서울의 공공미술을 맡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하고 물었다. "뮌스터 프로젝트를 했던 건 뮌스터 근처에서 자라나 그곳의 역사를 알았기 때문이에요. 그 도시의 상황은 그 도시 사람이 잘 알아요. 그래서 미안하지만 내 머릿속의 해답은 없네요.(웃음)"
뮌스터 조각프로젝트는 10년마다 열린다. 조급증을 달고 사는 한국인들의 의식 속에 10년은 익숙하지 않은 시간단위다. "도시계획이라는 큰 틀 안에서 보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우수한 작품을 섭외하기 위해선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진행해야 합니다."
쾨니히 관장에게 "만약 서울의 공공미술을 맡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하고 물었다. "뮌스터 프로젝트를 했던 건 뮌스터 근처에서 자라나 그곳의 역사를 알았기 때문이에요. 그 도시의 상황은 그 도시 사람이 잘 알아요. 그래서 미안하지만 내 머릿속의 해답은 없네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