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첫 음악회 '최고 가이드'는?

  • 김성현 기자
  • 이혜수 인턴기자·존스 홉킨스대 2년

입력 : 2008.07.10 05:41

여름방학 어린이·청소년 음악회 많아졌는데…

예술의전당 제공

여름 방학을 맞아 어린이·청소년 음악회가 많아졌다. 엄마들이 '걱정 반 근심 반'에 빠지면서 우리 아이의 첫 음악회는 무엇이 좋을까라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는 계절이 돌아왔다. 맛과 영양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고단백 음악회'는 없을까. 예술의전당 공연예술감독인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방학 음악회 고르는 법에 대해 조언했다.

신뢰할 만한 연주자와 공연장을 찾아라

음악회를 선택하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좋은 연주자는 좋은 음악으로 안내하는 '모범 운전사'와 같다. 같은 음악이라도 믿음이 가는 아티스트가 들려줄 때 감동은 크게 마련이다. 인터넷에서 공연 후기나 연주자의 예전 공연 목록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공연장 내부만큼이나 로비, 공연장 밖 산책로, 분수대, 음료 판매대와 매점 하나도 아이들의 기억에는 오래 남는다.

소풍 가는 기대감을 심어줘라

러시아의 부모들은 아이가 공연장에 갈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마치 성년식을 치르듯이 자신이 어릴 적 봤던 《백조의 호수》나 《호두까기 인형》의 티켓을 사주고 공연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음악회는 객석에 앉았을 때만 열리는 것이 아니다. 콘서트를 가기 며칠 전부터 같이 예매하고, 도서관과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고 대화를 나누며 기대 심리를 북돋아주는 것이 좋다.

예술의전당의 가족 오페라《마술피리》(사진 위)와 세종문화회 관이 다음달 애니메이션과 함께 무대에 올리는〈피터와 늑대〉/세종문화회관 제공

공부시키듯 주입하지 말라

이번 방학을 맞아 클래식 음악을 A부터 Z까지 아이의 머리 속에 모두 주입식으로 집어넣겠다고 하면, 오히려 체할 수 있다. 부모는 첫 출발만 시켜주는 것이라는 느긋한 마음이 필요하다. 다음 번엔 아이 스스로 공연장에 보내달라고 보챌 수 있도록, 혼자서나 친구들끼리도 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솔직하자

부모라고 해도 공연장에 가거나 음악회를 본 경험이 적을 수 있다. 둘러대거나 꾸며댈 필요는 없다. 인터넷에는 잘못된 정보도 많지만, 깜짝 놀랄 만큼 상세한 정보도 많다. 여러 사이트를 비교하면서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소재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전·후반전이 긴 공연은 피하라

수업 시간이 40~50분 안팎인 것은 모두 이유가 있다. 아무래도 딱딱한 의자에 앉아 무대만 바라보다 보면 아이들의 집중력은 분산되게 마련이다. 시간 배분을 잘못하는 것만큼 재미 없는 공연도 없다. 유익한 해설을 곁들이고 있는지도 함께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공연이 실제 체험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한다

악기 연주와 합창도 직접 해본 사람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건강한 아마추어 문화는 우리 문화를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학교나 방과후 활동 등을 통해 공연장에서 느꼈던 감동을 직접 연주나 합창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