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문화상차림] 뮤지컬 '헤드윅·쓰릴미' 재공연… 여심(女心) 사로잡을 그들이 다시 온다

  • 박돈규 기자
  • 김경은 기자

입력 : 2008.06.22 23:39 | 수정 : 2008.06.23 04:35

뮤지컬《쓰릴미》의 류정한(오른쪽)과 김무열./뮤지컬 해븐 제공

여성 관객이 폭발적으로 반응하는 뮤지컬 《헤드윅》과 《쓰릴미》, 미셸 부바르의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 100년 전 기생을 엽서로 만나는 전시 《엽서 속의 기생읽기 전》, 폴란드 SF문학의 거장인 스타니스와프 렘의 소설집 《사이버리아드》와 장편 《솔라리스》. 조선일보 문화부가 월요일 배달하는 '문화 상차림' 이번 주 메뉴입니다.

뮤지컬


《헤드윅》은 클럽에서 공연하는 형식이다. 사랑의 반쪽을 찾아 여행하는 트랜스젠더(성전환자)의 이야기가 〈부술 테면 부숴봐〉 〈사랑의 기원〉 같은 노래로 풀려나온다. 좌절을 딛고 새출발을 다짐하는 〈상자 속 가발〉을 부를 때 객석 호응이 절정에 달한다. '가장 여성스러운 헤드윅'으로 불리는 김다현이 여장(女裝)을 하고 무대에 오른다. 금·토요일 심야에는 송용진이 공연한다. 27일부터 KT&G 상상아트홀. (02)3485-8721


지난해 히트하고 재공연되는 《쓰릴미》는 끔찍한 사건에 얽힌 동성애 커플의 사랑을 다룬 특이한 작품이다. 두 남자와 피아노 반주만으로 밀고나가는 이야기, 심리 묘사가 치밀하고 힘차다. 소극장 연기술을 터득한 류정한, '뒤태'(뒷모습으로 상체 노출)로 유명해진 김무열이 다시 호출됐다. 28일부터 충무아트홀. (02)744-4334

뮤지컬《헤드윅》에서 가장 여성스러운 헤드윅을 보여주는 김다현./쇼노트 제공

클래식

잠들어 있는 줄 알았던 세종문화회관의 파이프 오르간이 모처럼 제 소리를 낸다. 26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미셸 부바르(Bouvard)의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가 열린다. 파리 국립 고등 음악원 교수이며 툴루즈의 생 세르넹 성당의 오르가니스트인 연주자는 바흐의 〈전주곡과 푸가〉 BWV 532와 멘델스존의 〈엄격 변주곡〉 작품 54 등을 연주한다. 공연 당일 오후 5시30분부터는 오르가니스트 박수원이 즉흥 연주와 해설을 들려준다. (02)399-1114



 

전시작 중 하나인〈평양기생학교의 레뷰댄스〉. 가운 데 앞에 있는 신사 차림의 스틱맨 역시 기생이 남장 한 모습이다./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전 시

당대의 패셔니스타(fashionista)인 기생 김농주가 남보라색 치마와 흰 저고리를 입고 얇게 비치는 숄을 어깨에 두른 채 정면을 바라본다. 하얗게 표현한 피부와 볼 터치, 입술은 립글로스라도 바른 듯 붉다. 앞이마를 살짝 덮는 머리모양은 당시 최고 인기 스타일이었다.

다음달 10일까지 서울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에서 《엽서 속의 기생읽기 전》이 열린다. 박민일 전 강원대 교수가 20세기 초 기생 엽서 등 150여 점을 기증했다. 1부는 '전통공연 계승자와 기생, 2부는 '20세기 패션리더, 기생'이라는 주제로 사진엽서와 축음기판, 분첩, 핸드백 등을 전시한다.

관련 유물을 통해, 오늘날의 우리에게는 부정적이고 퇴폐적인 의미로 다가오는 '기생(妓生)'이 개화기 초까지만 해도 화려한 외모에 노래와 춤, 서화에 두루 능한 종합예술인이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02)3704-3114

문 학

과학소설 전문 출판사를 표방하며 출범한 오멜라스(대표 박상준)가 첫 작품으로 폴란드 출신의 저명한 과학소설가 스타니스와프 렘(Lem·1921~2006)이 쓴 대표작 두 편을 선보였다. 소설집 《사이버리아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으로, 창조주의 능력을 갖고 있는 두 로봇이 우주를 주유하며 겪는 이야기 15편을 담고 있다. 함께 출간된 렘의 장편 《솔라리스》는 예술영화의 거장인 타르콥스키가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 이미 국내에서도 유명해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