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6.18 23:22
오페라 극장에 '앙코르 금지령'이라도 있었나 봅니다. '세계 오페라의 1번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메트)에서는 지난 1994년 이후 오페라 공연 도중에 독창자가 같은 아리아를 두 번 앙코르로 부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극적 긴장감이 흐트러지고, 공연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겠지요.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기록이라면, 그 기록이 14년 만인 올해 4월 깨졌습니다.
도니체티의 오페라 《연대의 딸》에는 모든 고음(高音) 테너들이 고역(苦役)으로 여기는 대목이 있습니다. 1막 토니오의 아리아 〈오늘은 최고로 기분 좋은 날〉이지요.
테너가 '하이 C'(3옥타브의 도)를 무려 8차례 연속으로 쏟아낸 뒤, 일종의 보너스로 마지막 대목을 또 한 번의 하이 C로 마무리합니다. 피겨 스케이팅의 고난도 회전을 보는 듯한 아찔함에 이 대목을 무사 통과한 성악가에게는 마치 자동 예약 기능처럼 '박수 세례'가 쏟아집니다.
물론 이 아리아를 지금껏 가장 잘 불렀던 가수는 지난해 타계한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Pava rotti)입니다. 든든한 체구를 바탕으로 아무런 무리나 왜곡 없이 곧바로 고음까지 목소리를 올려 보냈던 그는 1966년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바로 이 배역을 소화하며 '하이 C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3년 뒤 대서양 건너편인 뉴욕 메트에도 같은 배역으로 데뷔했고, 그의 아찔한 고음에 무려 17차례의 커튼 콜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극적 긴장감이 흐트러지고, 공연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겠지요.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기록이라면, 그 기록이 14년 만인 올해 4월 깨졌습니다.
도니체티의 오페라 《연대의 딸》에는 모든 고음(高音) 테너들이 고역(苦役)으로 여기는 대목이 있습니다. 1막 토니오의 아리아 〈오늘은 최고로 기분 좋은 날〉이지요.
테너가 '하이 C'(3옥타브의 도)를 무려 8차례 연속으로 쏟아낸 뒤, 일종의 보너스로 마지막 대목을 또 한 번의 하이 C로 마무리합니다. 피겨 스케이팅의 고난도 회전을 보는 듯한 아찔함에 이 대목을 무사 통과한 성악가에게는 마치 자동 예약 기능처럼 '박수 세례'가 쏟아집니다.
물론 이 아리아를 지금껏 가장 잘 불렀던 가수는 지난해 타계한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Pava rotti)입니다. 든든한 체구를 바탕으로 아무런 무리나 왜곡 없이 곧바로 고음까지 목소리를 올려 보냈던 그는 1966년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바로 이 배역을 소화하며 '하이 C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3년 뒤 대서양 건너편인 뉴욕 메트에도 같은 배역으로 데뷔했고, 그의 아찔한 고음에 무려 17차례의 커튼 콜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금, 적어도 이 배역에서 '파바로티의 계승자'는 페루 출신의 테너 후안 디에코 플로레즈입니다.
지난 4월 뉴욕 메트에서 토니오 역을 맡은 플로레즈는 '앙코르 금지령'을 깨고 아리아를 한 차례 더 객석에 선사했습니다. 미리 극장장과 약속은 되어 있었다는군요. 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의 명문 라 스칼라 극장에서도 1933년 이후 7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이 아리아를 반복 열창했다고 하니, 그는 '앙코르 상습범'인 셈입니다.
국내 무대에서 플로레즈의 노래를 실제로 보기는 힘들겠지만, 다행인지 공연 실황을 담은 영상(DVD)은 최근 두 편이 동시에 쏟아졌습니다.
이탈리아 제노바의 카를로 펠리체 극장 실황(데카)에서 플로레즈는 어김 없이 아리아 〈오늘은 최고로 기분 좋은 날〉을 앙코르까지 두 차례 객석에 선사합니다. '오페라 본고장'이라는 꼿꼿한 자존심으로 가득한 이탈리아 팬들도 첫 아리아에는 갈채와 야유를 섞어 보냈지만, 두 번째 앙코르에서는 모두 녹아버리고 "그라치에(Grazie·감사합니다)"라고 외칩니다.
지난해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 실황을 담은 영상(버진 클래식스)에서는 그의 고음에 맞춰 동료 병사들이 고갯짓을 하는 연출 설정으로 유쾌함을 더합니다. 청명하면서도 티 없는 이 치명적 '매력덩어리'의 고음에 푹 빠지다 보면, 파바로티를 떠나 보낸 아쉬움을 조금은 달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뉴욕 메트에서 토니오 역을 맡은 플로레즈는 '앙코르 금지령'을 깨고 아리아를 한 차례 더 객석에 선사했습니다. 미리 극장장과 약속은 되어 있었다는군요. 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의 명문 라 스칼라 극장에서도 1933년 이후 7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이 아리아를 반복 열창했다고 하니, 그는 '앙코르 상습범'인 셈입니다.
국내 무대에서 플로레즈의 노래를 실제로 보기는 힘들겠지만, 다행인지 공연 실황을 담은 영상(DVD)은 최근 두 편이 동시에 쏟아졌습니다.
이탈리아 제노바의 카를로 펠리체 극장 실황(데카)에서 플로레즈는 어김 없이 아리아 〈오늘은 최고로 기분 좋은 날〉을 앙코르까지 두 차례 객석에 선사합니다. '오페라 본고장'이라는 꼿꼿한 자존심으로 가득한 이탈리아 팬들도 첫 아리아에는 갈채와 야유를 섞어 보냈지만, 두 번째 앙코르에서는 모두 녹아버리고 "그라치에(Grazie·감사합니다)"라고 외칩니다.
지난해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 실황을 담은 영상(버진 클래식스)에서는 그의 고음에 맞춰 동료 병사들이 고갯짓을 하는 연출 설정으로 유쾌함을 더합니다. 청명하면서도 티 없는 이 치명적 '매력덩어리'의 고음에 푹 빠지다 보면, 파바로티를 떠나 보낸 아쉬움을 조금은 달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