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활 타오르는 불꽃, ‘푸에고’

  • scene PLAYBILL editor 안은영

입력 : 2008.06.11 10:22

플라멩코는 집시들의 춤이다. 방랑자와 추방자가 서로를 위로하는 몸짓이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정착한 스페인과 아랍의 원주민, 남미와 인도 등지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은 그들의 한과 슬픔, 유착민의 탄압에 대한 저항의식을 피맺힌 한의 노래와 손끝까지 터져나오는 뜨거운 몸짓으로 승화시켰다. 이제, 그들만의 축제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예술문화가 되었다.


플라멩코, 전통을 뛰어넘어 타오르다

6월, 이 ‘영혼의 몸짓’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세계 최정상 플라멩코 공연 '카르멘 모타의 푸에고(Carmen Mota's Fuego)'가 한국을 찾는다. 플라멩코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는 이들은 현대화된 플라멩코 군무와 전통 플라멩코를 1·2부로 나눠 보여준다.

플라멩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자리에서 확인하고 싶다면 놓치기 아까운 기회!
1부는 라스베이거스 쇼가 아닌가 착각할 만큼 화려한 조명과 세련된 무대의상을 접목한 ‘퓨전 플라멩코’의 진수를 보여준다.

스페인의 붉은 태양은 브로드웨이식의 화려한 조명으로, 겹겹의 전통의상은 흑백의 정장과 몸의 곡선을 드러내는 심플한 의상으로 재현된다. 음악 역시 전통음악부터 록과 클래식까지 넘나드는 탓에 ‘집시의 애수’는 사그라진 감이 없지 않지만 튕길 듯 뻗쳐오르는 손목과 손가락, 손뼉 소리와 삼박자에 맞춘 발 구름 등 특유의 정열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2부에서는 스페인의 플라멩코 전용극장인 ‘타블라오(Tablao)’처럼 꾸민 허름한 선술집과 5명의 악사들이 전형적인 플라멩코 무대를 연출한다.

스페인 전통의상을 입은 여자 무용수들은 바닥을 끄는 치렁치렁한 치맛자락을 발끝으로 쳐가며 관능적인 몸짓을 이어가고 캐스터네츠와 발 구르는 소리, 우리나라 남도 창법처럼 애절한 스페인 노랫소리가 뒤엉켜 격정적인 리듬을 만들어낸다. 남녀가 함께 추는 ‘사랑놀이’나 후반부의 독무도 돋보인다.


카르멘 모타와 호아킨 마르셀로, 또 하나의 드라마

공연단을 이끌고 있는 카르멘 모타는 스페인의 국보급 무용수로 17세 때 이미 안토니오(Antonio) 무용단의 수석 무용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1977년 ‘카르멘 모타 무용단’을 창단한 이래 75세인 지금까지 춤추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는 플라멩코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녀의 아들인 안무가 호아킨 마르셀로는 음악 소리 대신 음의 진동과 무용수들의 발소리로 춤을 춘다. 8세부터 아무것도 들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어머니 카르멘 모타는 그를 연습실과 공연장으로 데리고 다니며 세상을 느끼는 또 다른 방법을 가르쳤고, 그는 “격한 움직임 속에 멈춤과 반복을 통해 표현하는 순간의 미를 최고로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는 무용수로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예술감독 웨인 폭스가 합류해 스페인의 정열에 유럽식 우아함을 접목시켜 ‘플라멩코 댄스 뮤지컬’을 완성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