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숨결로 되살아난 전통예술

  • scene PLAYBILL editor 안은영

입력 : 2008.06.04 14:07

젊은 예술가들의 창조적인 예술세계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무대, 정동극장의 <아트프런티어(Art Frontier) 시리즈>가 6월 7일 막을 올린다.


지난 2005년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시작된 <아트프런티어 시리즈>는 올해로 4회를 맞은 정동극장의 대표 기획 프로그램. 발레스타 김주원 김지영 김용걸,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피아니스트 손열음, 해금연주자 정수년 강은일, 소리꾼 이자람 김용우 등 각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이 이 무대를 거쳐 갔다. 특히 올해는 ‘원각사 설립 100년’을 기념해 전통예술 분야의 젊은 예술가를 집중 조명한다. 해금연주자 꽃별을 시작으로 소리꾼 남상일, 창작국악그룹 the林(그림), 한국무용가 장현수까지, 한국 전통예술의 르네상스를 만들어 가는 이들의 무대를 6월 주말마다 만날 수 있다.


첫째주 꽃별 해금연주자 | 6.7-6.8 15:00
둘째주 남상일 소리꾼 | 6.14-6.15 15:00
셋째주 the林(그림) 창작국악그룹 | 6.21-6.22 15:00
넷째주 장현수 한국무용가 | 6.28-6.29 15:00


두 줄로 노래하는 세상, 꽃별 해금연주자 

꽃별은 한국 전통 악기인 해금으로 서양 음악인 팝, 클래식, 재즈, 뉴에이지 등을 연주하는 해금연주자다. 어린 시절 우연히 본 국악 공연을 보고 그 매력에 반해 국악중고등학교에 진학,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이르기까지 해금과 함께 해왔다. 전공 악기를 정할 때 고민하던 그녀에게 아버지는 “아담한 꽃별의 몸집에 잘 맞고 현대 악기와 잘 어우러지는 악기”라며 해금을 권했다.
일본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 등과 함께 작업한 데뷔 앨범 <Small Flowers>와 2집 <Star Garden>은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발매돼 호평을 받았다. 특히 그녀의 연주는 KT, 청정원 등 TV CF를 비롯해 부산 APEC정상회담의 공식 광고음악 등으로 사용되면서 대중들에게도 사랑받았다. 그녀는 다른 악기들과 잘 어울리면서도 특유의 애잔한 선율을 잃지 않는 매력적인 악기, 해금을 통해 한국형 월드뮤직을 널리 알리고 있다.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넘어온 우리 소리, 남상일 소리꾼 

세 살 때부터 소리를 따라하더니 전국판소리경연대회에서 장원을 휩쓸어 ‘국악 신동’ 소리 듣던 남상일, 이제는 국악계의 ‘재간둥이’로 불리고 있다.
조소녀 선생에게 <심청가>와 <춘향가>를, 안숙선 선생에게 <수궁가>와 <적벽가>를 사사받은 그는 현재 국립창극단 최연소 창극단원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춘향>의 이몽룡, <적벽가>의 조조, <제비>의 이경식, <흥부놀부>의 흥부, <장끼전>의 장끼 등 최근 화제가 된 공연엔 어김없이 그의 이름이 올라있다.
우리 소리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국악 대중화에 힘써 온 남상일, 이번 무대에서는 <전통 판소리 5마당의 눈대목>(6.14)을 비롯해 창작판소리 <엄마랑 아빠랑 어렸을 적에>, <노총각 거시기가>, <10대 애로가>(6.15) 등을 새로운 반주와 극 형식으로 마련해 선보인다.
 
동서양의 소리가 이룬 숲, the林(그림) 창작국악그룹

 the林(그림)은 ‘숲’이다. 2001년 ‘그림 같은 팀, 숲처럼 그림 좋은 음악’을 만들자며 모인 7명의 멤버는 무대 위에서 거문고와 기타, 가야금과 베이스, 해금과 피아노 소리를 뒤섞어 버린다. 무질서 속에서 어긋날 것 같던 동양악기와 서양악기의 만남은 상상 이상의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냈다. 서울아트마켓 우수공연작품으로도 선정된 창작국악그룹 그림은 ‘박제된 과거에서 벗어나 젊고 새롭게 태어난 한국음악’을 알리기 위해 싱가포르, 뉴욕, 터키, 카자흐스탄 등 세계무대에도 부지런히 선다. 이제까지 두 장의 앨범을 발매한 그림은 콘서트와 뮤지컬, 연극, CF,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국악 활동을 펼치며 동양과 서양의 소리가 빚는 풍성한 조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무빙아트의 선구자 장인숙 작가의 그림들과 함께 올라 특별한 무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서정적 움직임이 피워 내는 삶의 흔적, 장현수 한국무용가 

 1996년 국립무용단에 입단한 그녀는 10여 년간 수많은 작품의 주역으로 출연했다. 역할에 대한 뛰어난 판단력과 풍부한 감정 표현이 돋보이는 그녀는 현재 국립무용단의 간판스타. 제12회 무용예술상 연기상을 수상했으며 <암향>, <바람꽃>, <철근꽃>, <남몰래 흐르는 눈물> 등의 안무 작업을 했다. 지난 3월에 올린 작품 <검은 꽃-사이코패스 증후군>은 공연 이틀 동안 통로에까지 관객을 앉힐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아 무용수뿐 아니라 안무가로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무대에서는 시간과 공간, 마음의 정거장 너머 우리네 삶의 흔적을 서정적인 감성과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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