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는 물론 해외여행까지 보내준다니!"

  • 김수혜 기자

입력 : 2008.05.19 23:11

'아시아프' 포트폴리오 공모 마감 임박

딱 나흘 남았다. 《아시아프》(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 미술 축제) 포트폴리오 공모가 23일 마감한다. 《아시아프》는 오는 8월 6~17일 구(舊)서울역사에서 열리는 대규모 비영리 전시다. 아시아 각국 미술대학과 대학원 재학생 혹은 30세 이하 작가 777명을 뽑아 세월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구 서울역사에 걸고, 일반인에게 선보인다. 참가비는 없다. 참가 작가 중 심사위원이 일곱 명을 뽑아 그 중 세 명에겐 올 하반기 열리는 해외 비엔날레 세 곳을 둘러볼 기회를, 다른 네 명에겐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뉴욕과 파리를 여행할 기회를 준다. 항공권과 보름 안팎의 체재비를 지원한다.

《아시아프》 포트폴리오 공모 마감을 앞두고, 본지 《그림이 있는 집》 캠페인 사무국에는 젊은이들의 꿈이 담긴 누렇고 빳빳한 봉투가 전국 각지에서 속속 도착 중이다. 봉투를 열 때마다 젊은이들의 재능과 열정이 훅 끼쳤다. 말끔하게 다듬어진 포트폴리오보다는 서툴고 소박한 포트폴리오가 많았다. 중국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학생이 응모하기도 했다.

안소현(29·이화여대 대학원)씨는 신학대학을 중퇴하고 2년간 미술학원에 다닌 끝에 친구들이 대학을 졸업할 나이에 미대 신입생이 됐다. 안씨는 "신학 강의를 듣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면 나도 모르게 공책 귀퉁이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며 "신문에서 《아시아프》 공모 기사를 본 뒤, 공모 기준이 자유로운데다 해외 현대미술 중심지에 여행할 기회까지 준다는 말에 가슴이 설렜다"고 말했다.
19일 오후〈그림이 있는 집〉사무국 직원들이 응모된《아시아프(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 미술축제)》포트폴리오를 살펴보고 있다. /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노유승(27·조선대 4년)씨는 학교 게시판에 붙은 《아시아프》 공모 포스터를 보고 포트폴리오를 보냈다. 그는 광주에서 열린 그룹전에 여러 차례 참가하고 서울 홍익대 앞 카페에서 한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그러나 서울 전시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서울은 지방보다 관객층이 두텁고 다양하기 때문에 《아시아프》가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진을 전공한 박정훈(32·상명대 예술디자인대학원)씨는 공고를 졸업하고 비누공장에 다니다가 대학입시에 도전해 국문과를 졸업했다. 시를 쓰다가 친구가 준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휴학 중인 박씨는 "학맥과 인맥이 없으면 젊은 작가가 그룹전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다"며 "작년에 구서울역사에서 패션쇼가 열렸다는 뉴스를 보고 '저런 곳에 내 작품을 걸어봤으면' 했는데, 이번에 그 꿈이 꼭 이뤄지면 좋겠다"고 했다.

《아시아프》는 조선일보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 주최하고, 대학미술협의회·한국미술평론가협회·한국큐레이터협회·한국화랑협회·서울옥션이 공식 후원한다. 명실공히 한국 미술계 전체의 축제다. 아시아 각국 미술대학과 대학원 재학생 혹은 30세 이하의 작가라면 누구나 《아시아프》에 응모할 수 있다. 23일까지 본지 《그림이 있는 집》 사무국에 포트폴리오를 우편 접수하면 된다. 평면(회화·판화·사진), 입체(조소·오브제), 미디어아트(10분 이내의 싱글채널 비디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할 수 있다. 문의 (02)724-5335~5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