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봄의 선율을 연주하다

  • scene PLAYBILL

입력 : 2008.05.16 13:33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바이올린은 제 사랑이에요. 바이올린에 대한 열정과 능력이 같은 게이지를 가리키고 있을 때, 성공도 뒤따라오는 것이겠죠.”


2002년 '김지연의 프러포즈' 이후 한국에서 6년 만에 발매되는 새 음반 '세레나타 노투르노 (Serenata Notturno)'의 발매 기념 공연을 앞두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은 이른 시각의 만남임에도 약간 상기되어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봄꽃 향기로 충만했다.


음반 타이틀이면서 5월에 열리는 공연 타이틀이기도 한 '세레나타 노투르노'에서 김지연은 함께 음반을 녹음한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4인조 남성 모던 앙상블 ‘피카소’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주목할 것은 이들과의 협연을 통해 단순히 바이올린을 위한 반주가 아니라 각 악기가 모여 이루어내는 완벽한 앙상블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실제 음반을 작업하는 과정에서도 다른 악기의 연주들을 귀담아듣고, 끊임없이 의견을 교환하며 하나가 아닌 전체의 사운드 속에서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이번 공연 역시 본인의 새 음반 발매를 기념하는 공연이지만 김태형이나 피카소 앙상블을 함께 소개하는 자리로 여기고 있을 정도다.


“음악에는 언제나 방향과 흐름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색깔과 조화를 이루었을 때 진정으로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할 수 있어요. 이번 공연에 연주되는 곡들은 서로 다른 사랑의 모습과 느낌을 컬러로 정리한 것처럼 느껴질 거예요.”


세레나데(Serenade)와 녹턴(Nocturne)의 합성어인 세레나타 노투르노(Serenata Notturno). 타이틀에서도 느껴지듯이 이번 공연의 키워드는 사랑이다. 각 곡에서 느껴지는 사랑의 신비로움과 간지러움, 아픔과 외로움 등은 모두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온몸으로 연주한 곡들이다. 협연이라는 공연 방식 또한 사랑의 본질인 서로간의 관계를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기도 하다.

“저 자신이 불타오르듯 정열적으로 연주했을 때 대중, 관객들도 그것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연주로 사람을 울리려면 내가 먼저 펑펑 울어야 하죠.”


여덟 살의 어린 나이에 바이올린을 시작해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로 성장, 지난 2007년 8월부터는 달라스의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교(Southern Methodist University)의 교수직에 임명되어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김지연. 이번 5월 공연은 온 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의 전율을 느끼며 녹음했다는 신보의 수록곡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음악은 마음과 성품의 창이에요. 음악에서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드러납니다.”


그녀는 자신의 음악을 통해 아픈 이는 위로를 받고 사랑에 빠진 이들은 즐거움과 행복을 더할 수 있길 바란다는 작은 소망을 전했다.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의 연주에도, 봄볕에 반짝이는 초록빛 새싹과 볼을 스치는 한 줌 따스한 햇살에도 매 순간 눈물이 날 정도의 떨림과 감동을 받는다는 김지연. 자신의 삶을 너무도 큰 행운이자 축복으로 여기며 매 순간 후회 없이 모든 열정과 에너지를 발산해 내는 아름다운 아티스트.


연둣빛 촉촉한 봄을 노래하는 그녀의 선율이 2008년 봄,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