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피아노는 사람들을 춤추게 하죠"

  • 한현우 기자

입력 : 2008.05.15 23:17

내한공연 앞둔 크루세이더스 리더 조 샘플 인터뷰

23일 내한무대에 오르는 크루세이더스 멤버들. 왼쪽 앉아 있는 이가 리더 조 샘플이다. /프라이빗커브 제공
"연주를 시작하면 두 손에 열이 올라요. 그러면 몸도 따뜻해지죠. 그 다음엔 건반들이 흘러다니는 것 같아요. 저도 깜짝 놀라곤 합니다."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서는 재즈 밴드 '크루세이더스(The Crusaders)' 리더이자 피아니스트인 조 샘플(69)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강단 있었다. 크루세이더스의 무대는 21일부터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서울 재즈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다. 샘플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자택에서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열아홉살이던 1958년 LA로 갔다가 41년 만인 99년 휴스턴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LA에서 그는 '재즈 크루세이더스'의 리더로 활동했다.

"서울 공연에는 섹스텟(6인조 밴드)으로 갑니다.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 트롬본 색소폰이죠. 크루세이더스 원년 멤버는 나와 윌튼 펠더(색소폰)만 남았습니다."

조 샘플의 내한공연은 이미 두 차례 있었으나 '조 샘플 트리오'라는 이름이었다. 크루세이더스 내한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리오일 때와는 음악의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나는 뒤에 앉아서 피아노로 거의 리듬 파트를 연주하지요. 정말 신비로운 건 크루세이더스 멤버들과 함께 연주하면 70년대로 되돌아간다는 것이죠. 음악은 시간을 여행하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음악으로 따져서 70년대는 20세기의 정점이었습니다. 솔(soul)과 록이 등장했고 라디오에서는 모든 종류의 음악이 나왔습니다."

―재즈 크루세이더스와 크루세이더스는 어떻게 다른가요?

"재즈 크루세이더스는 캘리포니아에서 했던 일종의 '프로젝트 밴드'입니다. 웨인 헨더슨(트롬본)이 재즈 크루세이더스를 계속 이끈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정식 밴드가 아니예요."

―한국 팬들은 '스트리트 라이프(Street Life)' 같은 펑키한 곡을 좋아합니다.

"우리는 펑크(funk)는 안 해요. 다만 펑키한 재즈팀이죠. 그것이 크루세이더스 음악을 독특하게 만듭니다. 그것이 바로 미국 사우스이스트, 즉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캔자스의 음악입니다."

그는 피아노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피아노는 내 인생 가장 큰 연인이지요. 나는 다섯살 때부터 피아노 앞에 앉았습니다. 피아노는 멜로디뿐 아니라 리듬을 만들어내는 악기입니다. 피아노는 드럼이에요. 사람들을 춤추게 하죠. 하모니를 만드는 가장 독특한 악기가 피아노예요. 어렸을 때는 그런 걸 잘 몰랐죠. 리듬과 하모니, 멜로디 모든 것이 피아노에 있습니다."

조 샘플은 한국 공연에 대해 "그렇게 젊은 여성 팬들이 많다는 데 놀랐다"며 "한국에 갈 때마다 강한 유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