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5.09 23:38
무대에 불이 켜지자 한복판에는 높이 1m80이 넘는 더블 베이스 3대가 놓였다.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아빠도, 우아한 흰색 드레스로 멋을 낸 딸도, 꽁지 머리를 한 아들도 모두 베이스를 붙잡자 묵직한 저음(低音) 잔치가 벌어졌다.
오케스트라의 오른쪽 구석에서 리듬이나 반주 같은 조연에 머물렀던 더블 베이스가 어버이날을 맞아 특별한 외출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향 단원인 성영석씨와 아들 민제(18)군, 딸 미경(15)양 등 더블 베이스 가족이 8일 금호아트홀에서 가족 음악회를 열었다. 이 가족은 아들 민제군이 지난해 러시아 쿠세비츠키 콩쿠르 1위에 입상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번 음악회 때 어머니 최인자씨는 피아노 반주를 맡았다.
자식을 조금이라도 더 앞에 세우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아들과 딸이 주(主)선율을 맡아서 이중주를 펼치면, 아버지가 나지막한 피치카토로 리듬을 잡아주고 어머니는 피아노로 반주하는 모양새가 인상적이었다. 첫 곡 〈사랑의 인사〉는 평생 잉꼬 부부로 살았던 영국 작곡가 엘가(Elgar)가 부인에게 보냈던 프로포즈 같은 곡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이처럼 어울리는 선곡도 없는 듯했다.
오케스트라의 오른쪽 구석에서 리듬이나 반주 같은 조연에 머물렀던 더블 베이스가 어버이날을 맞아 특별한 외출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향 단원인 성영석씨와 아들 민제(18)군, 딸 미경(15)양 등 더블 베이스 가족이 8일 금호아트홀에서 가족 음악회를 열었다. 이 가족은 아들 민제군이 지난해 러시아 쿠세비츠키 콩쿠르 1위에 입상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번 음악회 때 어머니 최인자씨는 피아노 반주를 맡았다.
자식을 조금이라도 더 앞에 세우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아들과 딸이 주(主)선율을 맡아서 이중주를 펼치면, 아버지가 나지막한 피치카토로 리듬을 잡아주고 어머니는 피아노로 반주하는 모양새가 인상적이었다. 첫 곡 〈사랑의 인사〉는 평생 잉꼬 부부로 살았던 영국 작곡가 엘가(Elgar)가 부인에게 보냈던 프로포즈 같은 곡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이처럼 어울리는 선곡도 없는 듯했다.
남편이 베이스 독주를, 아내가 피아노 반주를 맡은 라흐마니노프의 〈보컬리즈〉는 부부간의 낭만적인 대화가 됐고, 아들과 어머니가 협연한 〈카르멘 판타지〉는 모자간의 화려한 앙상블이 됐다. 오빠가 여동생을 위해 악보를 직접 넘겨주거나, 이중주를 펼칠 때 오누이가 서로 눈빛으로 미소를 주고 받는 모습이 정겨웠다. '더블 베이스 가족'답지 않게 음정이나 박자에서 불안한 대목이나 실수도 종종 있었지만, 아버지 성영석씨는 객석을 향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솔직히 말해서 더 큰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 곡으로 합주한 〈어머님 은혜〉와 〈즐거운 나의 집〉은 베이스 남매가 부모님께 드리는 따뜻한 음악 선물이 됐다. 비록 관객이 앉은 자리만큼이나 빈 자리도 많았지만, '비(非)인기 종목'으로 인식됐던 더블 베이스를 과감하게 주인공으로 내세운 기획력은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