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5.08 22:59
파격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日 건축가 니시자와 류에
비대칭·투명성 강조한 건물로 건축계 새바람
7일 서울 원서동에 위치한 공간(Space)사 소극장 앞. 165㎝ 정도의 왜소한 사내 하나가 젊은 건축학도들에 둘러싸여 사인 공세를 받고 있다. 꾹 눌린 머리에 허름한 청바지와 청점퍼, 남색 캔버스 운동화 차림. 일본의 전형적인 오타쿠(마니아를 뜻하는 일본어) 분위기가 살짝 풍기는 그가 한자로 사인을 휘갈겼다. '西X立衛'.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일본 건축가 니시자와 류에(42). '공간국제학생건축상'의 심사위원으로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났다. 스타 건축가답게 빡빡한 일정 탓에 인터뷰는 김포공항으로 가는 자동차 안에서 이뤄졌다.
니시자와는 일본 여류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妹島和世·52)와 함께 '사나(SANNA)'라는 건축 듀오로 활동하면서 세계 건축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미국 뉴욕의 뉴 뮤지엄(New Museum of Contemporary Art)과 오하이오주의 톨리도(Toledo) 뮤지엄, 도쿄 오모테산도의 크리스찬디오르 매장, 독일 에센의 졸페라인(Zollverein) 디자인스쿨 등이 그들의 작품.
서로 다른 크기의 하얀 상자를 쌓은 듯한 모양의 뉴 뮤지엄은 지난해 타임지로부터 세계 10대 경이로운 건축물에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수작이다. 다른 크기의 공간으로 인해 생기는 부분이 전시장의 천장이나 전망대로 쓰이는 특이한 구조는 건축계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비대칭이 제 건축의 개성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저는 특이한 형태보다는 공간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그래서 '빛'을 중요하게 생각하지요."
니시자와는 일본 여류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妹島和世·52)와 함께 '사나(SANNA)'라는 건축 듀오로 활동하면서 세계 건축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미국 뉴욕의 뉴 뮤지엄(New Museum of Contemporary Art)과 오하이오주의 톨리도(Toledo) 뮤지엄, 도쿄 오모테산도의 크리스찬디오르 매장, 독일 에센의 졸페라인(Zollverein) 디자인스쿨 등이 그들의 작품.
서로 다른 크기의 하얀 상자를 쌓은 듯한 모양의 뉴 뮤지엄은 지난해 타임지로부터 세계 10대 경이로운 건축물에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수작이다. 다른 크기의 공간으로 인해 생기는 부분이 전시장의 천장이나 전망대로 쓰이는 특이한 구조는 건축계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비대칭이 제 건축의 개성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저는 특이한 형태보다는 공간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그래서 '빛'을 중요하게 생각하지요."
니시자와가 설계한 건물의 첫인상은 대부분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화이트'다. 외벽은 하얗고 매우 큰 유리창이 여럿 있다. 도쿄의 모리야마 하우스엔 사방이 투명한 주방도 등장한다. 반투명한 하얀 천으로 벽을 대신한 건물도 있다. 그의 건축을 두고 "와시(和紙·한지와 비슷한 일본 종이)처럼 은은하게 빛을 투영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근거들이다.
니시자와는 "형무소처럼 폐쇄적인 빌딩은 싫다"며 "옆집, 주변환경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건물을 지으려다 보니 '투명성'을 강조하게 된다"고 했다. 순간, '건축가의 집'이 궁금해졌다. "도쿄의 평범한 방 두 개짜리 아파트. 가구는 전혀 없어요. TV, 라디오, 조리기구도 하나 없어요. 책, 옷, 그리고 트렁크만 덩그러니 있답니다."
스타 건축가로서의 삶은 어떨까. "건축가는 도시 같은 존재입니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있는 도시처럼, 건축가에겐 이해가 다른 수많은 사람이 와서 성가시게 이래라 저래라 합니다. 멋진 건물만큼 멋진 직업은 아닙니다. 언제까지 인기가 있을지도 모르고요.(웃음)"
그의 뒤로 마포대교가 지나갔다. 서울의 디자인이 그의 눈엔 어떻게 보였을까. "간판과 사인에 통일감이 있어 보입니다. 일본은 한자, 히라가나, 가타카나가 얽혀서 복잡한데 한국은 체계적인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아무도 터치하지 않는 빈 땅이 있으면 어떤 빌딩을 만들고 싶나요?" "음, 염두에 두고 있는 공간은 있어요. 하지만 말로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건축이 언어로 표현된다면 건물을 지을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요." 그는 우문현답을 남기고 차에서 내려 공항으로 들어갔다.
니시자와는 "형무소처럼 폐쇄적인 빌딩은 싫다"며 "옆집, 주변환경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건물을 지으려다 보니 '투명성'을 강조하게 된다"고 했다. 순간, '건축가의 집'이 궁금해졌다. "도쿄의 평범한 방 두 개짜리 아파트. 가구는 전혀 없어요. TV, 라디오, 조리기구도 하나 없어요. 책, 옷, 그리고 트렁크만 덩그러니 있답니다."
스타 건축가로서의 삶은 어떨까. "건축가는 도시 같은 존재입니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있는 도시처럼, 건축가에겐 이해가 다른 수많은 사람이 와서 성가시게 이래라 저래라 합니다. 멋진 건물만큼 멋진 직업은 아닙니다. 언제까지 인기가 있을지도 모르고요.(웃음)"
그의 뒤로 마포대교가 지나갔다. 서울의 디자인이 그의 눈엔 어떻게 보였을까. "간판과 사인에 통일감이 있어 보입니다. 일본은 한자, 히라가나, 가타카나가 얽혀서 복잡한데 한국은 체계적인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아무도 터치하지 않는 빈 땅이 있으면 어떤 빌딩을 만들고 싶나요?" "음, 염두에 두고 있는 공간은 있어요. 하지만 말로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건축이 언어로 표현된다면 건물을 지을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요." 그는 우문현답을 남기고 차에서 내려 공항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