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장한나, 시골 학생들과 협연

  • 유태종 기자=진천

입력 : 2008.04.07 22:31

7일 오후 충북 진천군 문백면 문상초등학교 강당에서 감동의 무대가 펼쳐졌다. 세계적 첼리스트 장한나(26)씨가 찾아와 어린 학생들에게 깜짝 이벤트로 작은 음악회를 선사한 것.

농·어촌 등을 대상으로 독서운동을 벌이고 있는 '작은 도서관을 만드는 사람들'이 도서 3000여권을 기증해 마련한 이 마을 도서관의 개관식 초대를 받고 찾아온 것. 무엇보다도 장한나씨는 특히 "이 마을 문상초등학교 전교생 96명이 모두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쁜 마음으로 찾아왔다"고 했다.

"첼로 본 적 있어요? 여러분이 연주하는 바이올린보다 크고 뚱뚱하고, 앉아서 연주하는 악기예요."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숨죽이며 쳐다보는 이 학교 어린이들 앞에서 장씨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독주곡'을 연주했다. 박수 갈채와 앙코르 요청이 터져 나오자 학생들에게 "우리 같이 할까?"라며 합주를 제안, '주먹 쥐고', '환희의 송가' 등을 협연했다. 장씨 공연에 앞서 이 학교 전교생 96명은 그동안 닦은 바이올린 솜씨를 선보였다.

연주회가 끝난 후 장씨는 전교생에게 '톨스토이 단편선', '돈키호테', '변신' 등 책을 전달하고 어린 시절 독서 경험담을 들려줬다. 장씨는 "꿈을 키우는 어린이들에게 오늘 행사가 좋은 추억거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적 첼리스트 장한나씨(오른쪽)가 7일 오후 충북 진천군 문백면 소재 문상초등학교의 마을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해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이 학교 학생들과 협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진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