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KBS 교향악단 누르다

  • 김성현 기자
  • 정남이 인턴기자

입력 : 2008.03.26 23:36

전국 교향악단 센서스에서 5개 분야 선두…
재단법인 독립 이후 '정명훈 효과'도 한 몫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이 2007년 전체 연주 횟수와 전체 관객, 유료 관객과 공연 수입, 예산 등 5개 분야에서 KBS 교향악단을 제치고 전국 20개 교향악단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KBS 교향악단이 국내 최고 오케스트라'라는 음악계의 통설을 뒤집는 조사 결과다.

다음달 1일부터 열리는 교향악 축제를 앞두고 본지와 예술의전당은 이 음악제에 참가하는 20개 교향악단의 전체 연주 횟수와 정기 연주회, 전체 관객과 유료 관객, 공연 수입과 예산 등 6개 분야에 걸쳐 공동 조사했다. 지난해 결과를 집계한 수치이며, 전국 교향악단에 대해 센서스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향은 KBS 교향악단에 비해 전체 연주회(1.3배), 전체 관객(1.5배), 유료 관객(1.2배), 공연 수입(1.6배), 전체 예산(1.6배) 등에서 전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 연주회만 KBS 교향악단보다 3회 적었다. 전문가들은 2005년 지휘자 정명훈 부임과 재단법인 독립 이후 서울시향이 약진을 거듭한 반면, KBS 교향악단은 정연주 사장이 취임한 이후인 지난 2004년 말부터 상임 지휘자를 공석으로 비워놓으며 정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KBS측은 차기 상임 지휘자를 물색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명훈 서울시향 상임지휘자, 김홍재 울산시향 상임지휘자, 에드몬 콜로메르 대전시향 상임지휘자, 정치용 창원시향 상임지휘자, 서현석 강남심포니 상임지휘자, 금난새 경기필하모닉 상임지휘자
국내 교향악단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향악 축제에 참가하는 20개 악단 가운데 서울과 경기도에 소재하는 교향악단은 10곳으로 50%에 이른다. 전국 교향악단에서 수도권 오케스트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공연 수입 93% ▲유료 관객 75% ▲전체 관객 67% ▲전체 예산 66% ▲전체 연주회 53%나 된다.

'찾아가는 음악회' 등 관객들이 있는 현장을 뛰는 오케스트라들이 경영 실적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2006년 9월 지휘자 금난새 취임 이후 의정부·포천 등 경기도 18개 도시를 방문하며 공연 수입을 2억9000만원에서 4억 원으로 끌어올렸다. 민간 악단인 코리안 심포니(음악 감독 박은성)도 오페라·발레 연주 등 지난해 79차례의 음악회를 통해 15억 원의 공연 수입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