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진 독집 음반 냈다

  • 김성현 기자

입력 : 2008.03.24 23:19

국내 바이올리니스트 중 처음

우리만 모르고 있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30·사진)씨가 세계적 클래식 음반사인 소니 클래시컬과 계약을 맺고 독집 음반을 발매했다. 김영욱(바이올린)씨가 요요마(첼로)·엠마누엘 액스(피아노)와 이 음반사를 통해 실내악 활동을 활발하게 했지만, 한국 바이올리니스트가 자신의 이름만으로 독집 음반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음반에서 김씨는 명 지휘자 앤드류 데이비스가 지휘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이언 브라운의 피아노 연주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7번을 각각 녹음했다. 영국 유수의 음반 전문지인 그라모폰은 이 음반에 대해 "때로는 진지하면서도 달콤한 톤의 연주로 베토벤의 경건함에 잘 맞는다"고 평했다.

김씨는 3세 때 런던 주재원으로 발령 받은 회사원 아버지를 따라 영국으로 이주했다. 6세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해서 9세에 퍼셀 음악원에 진학했으며 16세에는 영국 로열 컬리지 오브 뮤직에 진학했다. 그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12세 때부터 직업적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시작했지만, 부모님은 내가 다른 아이들처럼 음악가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충분히 성장할 시간적 여유를 갖기를 바라셨다. 그 때문에 본격적으로 콘서트를 갖기 시작한 건 10대 후반부터였다"고 말했다.

1995년 런던 무대에 데뷔했고 지난 2000년 명 지휘자 주세페 시노폴리가 지휘하는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내한 공연 당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했다. 이듬해 타계한 시노폴리에 대해 김씨는 "언제나 젊은 연주자들의 재능을 돌보는데 열성적이었고 너그러웠으며, 작품을 깊이 있게 분석한 뒤 연주한다는 점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그 동안 상대적으로 국내 연주는 뜸한 편이었지만, 김씨는 "이번 음반 발매를 계기로 가까운 미래에 한국 연주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취미는 당구다. 그는 "무엇보다 집중력을 높여주는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