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부산에선] "갤러리서 미술·음악·여가 함께 즐겨요"

  • 박주영 기자

입력 : 2008.03.20 22:41 | 수정 : 2008.03.21 06:48

'생활속 복합문화공간' 갤러리 급증
아이갤러리 아이들 작품 전문전시공간
코리아 아트센터 갤러리와 연주회장이 함께
대안공간 반디 전시·미술교육·세미나까지

'책 밖으로 튀어나온 동물들' '봄을 뛰다'….

부산 수영구 광안동 지하철 2호선 광안역 5번 출구 앞 휴먼빌딩 2층 '아이갤러리'엔 이런 작품들이 전시중이다. 초등학생들이 그린 그림이거나 사진들이다. '콩심은 데 콩날까'란 이름이 붙은 전시회다. 화가인 부모와 그 자녀들이 만든 작품 4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 갤러리 이선재(38) 관장은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서 갤러리를 열었다"고 말했다. '아이갤러리'는 이달 초 문을 열었다. 이름처럼 아이들 작품을 전문으로 전시하는 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부산의 갤러리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르네상스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또 그저 그림·조각 등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곳에서 특정 장르를 전문으로 취급하거나 음악·여가 등을 겸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개성시대' '퓨전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 달맞이 언덕의‘코리아 아트센터’. 갤러리와 와인바, 레스토랑이 한 건물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1년 20여개의 갤러리가 새로 생겼다. 전체가 80여개쯤 된다. 해운대해수욕장 노보텔 앰배서더호텔 4층의 가나아트부산, 코리아 아트센터, 아르바자르, 남구 대연동 한국아트미술관, 조현화랑….

아이갤러리 역시 이런 변화의 흐름 중 하나다. '어린이'를 키워드로 갤러리를 새롭게 재편한 것이다. 이런 전문 장르 전시 갤러리는 '사진'을 대상으로 하는 '고은 사진 미술관'(해운대구 중1동), 고미술·골동품을 주로 다루는 '고미술 미고당'(해운대구 중1동) 등이 있다.

지난 해 연말 해운대 신시가지 안에 문을 연 '아르바자르'는 미술 전문 유통공간이다. 전시에다 경매, 아트 페어, 아트숍 등을 겸하고 있다. 역시 지난 해 10월 개관한 해운대 달맞이 언덕의 숨갤러리는 한 공간에 갤러리와 커피숍이 들어서 있다. 갤러리와 커피숍 사이엔 문이 달려 있어 전시회와 함께 차도 즐길 수 있다. 또 커피숍에선 정기적으로 음악회를 열 계획이다. 미술과 음악이 함께 하는 셈이다.
20일 부산 광안동‘아이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콩심은 데 콩날까’전시회. 화가인 부모와 그 자녀들이 만든 작품 4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지난 2월 문을 연 달맞이 언덕의 '코리아 아트센터'도 5층 건물 중 1~3층은 갤러리, 4층은 레스토랑, 5층은 와인바가 각각 들어서 있다. 6층 옥상엔 테라스가 전망대와 무대를 겸하고 있다. 공연이나 연주회를 하면서 차와 와인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6층 전망대에서 보는 해운대 전망도 환상적이다.

지난 해 2월 수영구 광안동의 한 목욕탕을 리모델링해 재개관한 '대안공간 반디'도 새로운 시도다. 전시는 물론 미술교육 프로그램 운영, 세미나, 작가 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해 6월 문을 연 조현화랑은 건물 자체가 작품이다. 자연, 친환경을 콘셉트로 건물이 지어졌다. 2~3층 전시장, 4층 작가 작업장 등으로 구성됐다. 전시 공간은 천장이 아주 높고 조명도 자연광에 가깝게 하는 등 남다르다.

코리아 아트센터 박재훈 대표는 "그림이, 미술이 생활 속으로 녹아 들어가 부산 시민과 호흡을 같이 하는 추세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도 시민을 위한 복합문화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