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3.19 22:12
내일 내한공연 미코 프랑크
12세때 무릎 다쳐 후유증
핀란드 국립 오페라 극장
최연소 예술 감독 기록도
프랑크는 12세 때 축구 경기 도중 무릎 부상으로 수차례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무릎은 좋아졌지만 수술 후유증이 등 쪽으로 번져 장시간 일어서서 지휘하지는 못한다. "어릴 적 병원 침대에서 누워 있을 때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을 들으면서 언젠가 이 곡을 지휘해야겠다는 꿈을 꿨죠."
시벨리우스 음악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던 그는 16세 생일을 맞이하기 직전에 학생 오케스트라를 지휘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불편한 몸으로 지휘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저 자신은 주저했지만 누군가 저를 강력하게 추천했어요. 몇 분간 하이든의 교향곡을 지휘한 게 첫 경험이었죠."
21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서울시향 연주회에서 지휘봉을 잡는 그는 "지휘는 손으로 하는 것이지 발로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솔직히 앉아서 지휘하면 건강에도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앉아서 지휘하는 젊은 거장'은 지금까지 거침없는 발걸음을 보여왔다. 25세 때인 지난 2005년 핀란드 국립 오페라 극장의 최연소 예술 감독으로 취임했다. 지난해 2월 극장 경영진과의 견해 차를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그해 여름 극장 행정 감독과 이사들이 물러나면서 다시 음악 총감독 겸 예술 감독으로 복귀했다.
프랑크는 2주 뒤에 30세 생일을 맞이한다. 나이 든 단원을 통솔하는 데 불편함은 없는지 묻자, 그는 "나는 지휘대에 앉으면 단원들의 나이부터 보는 게 아니라 그들과 어떻게 음악을 만들어나갈 것인지부터 고민한다"며 나이는 아무 문제가 아니라고 답했다.
프랑크는 "처음 지휘봉을 잡았을 땐 어디에 가든지 나는 '최연소 지휘자'였는데 지금은 (젊은 지휘자들이 많아져) '젊은 지휘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며 "아마도 10년 뒤에 저는 그냥 '지휘자'로 불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