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런던필, '손' 대신 '발'로 겨루다

  • 정남이 인턴기자

입력 : 2008.03.11 00:38

상암에서 친선 축구… 다양한 악기로 열띤 응원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손이 아닌 발로 앙상블(?)을 이뤄냈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두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친선축구는 가장 재미있다는 '펠레 스코어(3대2)'로 끝났다.

영국 국가와 한국 국가가 차례로 연주된 뒤, 대한축구협회 소속 정식 심판의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축구 종가 영국의 런던 필이 매섭게 공격했다. 3분 만에 런던 필의 트럼펫 연주자 폴 베니스턴(Beniston)이 첫 골을 터뜨렸다. 7분 뒤 서울시향도 헥토르 로드리게스(Rodriges·호른·온두라스)가 골을 성공시키며 팽팽히 맞섰다. 전반 42분과 후반 9분 런던 필의 샘 월턴(Walton·퍼커션)과 베니스턴이 연속 골을 성공시켰고, 서울시향도 후반 12분 이규용(트롬본)의 골로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10일 런던필과 서울시향이 친선축구를 한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런던필 단원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는 전·후반 45분씩 풀타임으로 진행됐다. 오케스트라답게 응원전도 볼거리였다. 런던 필은 트럼펫·트롬본 등 금관악기로, 서울시향은 꽹과리·징 등 타악기로 맞섰다. 서울시향 응원단이 수는 많았지만, 원정팀까지 함께 격려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 대한축구협회측은 "일회성이 아니라 매년 서울과 런던에서 정기적으로 축구시합을 하자"고 제안했다. 서울시향은 올해 내한하는 몬트리올 심포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 등과도 축구시합을 벌일 예정이다. 런던 필은 11~12일 세종문화회관, 13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이번 축구시합은 올해 말 런던 필로 소속을 옮기는 서울시향 단원 김정민(바이올린)의 제안으로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