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3.05 23:41
연극 '사건발생 1980'
무대 중앙에 붙은 현수막엔 이렇게 적혀 있다. "교통사고 목격자를 찾습니다…." 그 문장은 절박한데 연극은 낮잠 자는 둘째딸 순희(정선희)를 보여주며 심드렁하게 열린다. 엄마 정자(전국향)가 넋두리로 일러주는 이 가족의 사연은 너무 우울해 억지스럽다. 정자는 전남편한테 낳은 아들 춘구(김진욱)를 데리고 재가했는데, 덤으로 얻은 세 딸 중 큰딸은 일찍 죽고, 둘째 순희는 지능이 모자라고, 셋째 선희(최정화)는 다리를 절룩거린다.
장맛비가 쏟아지는 날 순희가 교통사고로 죽자 가족은 최악으로 헝클어진다. 선희는 사회복지사 지환(손용환)과의 결혼을 미룬다. 이 연극 '사건발생 1980'<사진>은 지환의 죽은 여동생과 춘구 사이의 잊고 싶은 과거, 지환의 악행까지 다 들춰낸다. 밥상이 엎어지고 주먹질과 발길질로 뒤엉키는 지환과 춘구의 몸싸움은 날것에 가깝다. 그리고 '되감기(rewind)' 형식으로 과거가 불려나온다.
장맛비가 쏟아지는 날 순희가 교통사고로 죽자 가족은 최악으로 헝클어진다. 선희는 사회복지사 지환(손용환)과의 결혼을 미룬다. 이 연극 '사건발생 1980'<사진>은 지환의 죽은 여동생과 춘구 사이의 잊고 싶은 과거, 지환의 악행까지 다 들춰낸다. 밥상이 엎어지고 주먹질과 발길질로 뒤엉키는 지환과 춘구의 몸싸움은 날것에 가깝다. 그리고 '되감기(rewind)' 형식으로 과거가 불려나온다.
이 연극의 제목은 1980년 광주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다. 1980년 춘구의 출생이 비극의 발단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작가 겸 연출가의 의도와 관객의 감상은 포개지지 않는 것 같다. 동물행동학 실험실의 거친 테스트를 받는 느낌이다. 정자가 징글징글한 삶이라고 부른 것, 순희를 삼킨 '나쁜 비', 술취한 춘구가 말한 "그림 말고, 글씨를 봐야지" 같은 대사들은 힘없이 흩어질 뿐, 극을 연소시키는 에너지원이 돼주지 못한다. 배우들의 호연은 인상적이다.
극단 청국장과 파파프러덕션의 2008 창작극 시리즈 첫 작품이다. 4월 16일부터는 2006년 올해의 예술상을 받았던 김한길의 대표작 '춘천거기'가 공연된다.
▶4월 13일까지 행복한 극장. (02)747-2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