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2.27 23:56 | 수정 : 2008.02.28 06:50
무용극 '네페스' 안무가 피나 바우슈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인 보스포러스 해협의 물결이 3월 13~16일 서울 LG아트센터에 밀려든다.
독일 안무가 피나 바우슈(Bausch)가 터키 이스탄불을 소재로 삼은 도시 시리즈 무용극 '네페스(숨)'가 한국 무대에 오른다. 바우슈는 무용에 연극을 접목해 '탄츠테어터(Tanztheater)'라는 장르를 개척한 현대무용의 거장이다. 한국과 한국인을 재료로 '러프컷'(2005)을 올렸던 바우슈는 조선일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인과 터키인은 기질이 비슷한 것 같다. 에너지랄까 감수성, 말을 할 때 제스처도 그렇다"고 말했다.
독일 안무가 피나 바우슈(Bausch)가 터키 이스탄불을 소재로 삼은 도시 시리즈 무용극 '네페스(숨)'가 한국 무대에 오른다. 바우슈는 무용에 연극을 접목해 '탄츠테어터(Tanztheater)'라는 장르를 개척한 현대무용의 거장이다. 한국과 한국인을 재료로 '러프컷'(2005)을 올렸던 바우슈는 조선일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인과 터키인은 기질이 비슷한 것 같다. 에너지랄까 감수성, 말을 할 때 제스처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스탄불은 물의 도시다.
"물은 '네페스'를 전진시키는 이미지다. 무대에 물이 차오르고 비가 쏟아지거나 파도가 밀려오기도 한다."
―'러프컷'에서도 당신은 물을 많이 썼다. 어떤 까닭이 있나?
"무의식적인 애착 같다. 다만 사람들이 물에 젖었을 때 일어나는 일들을 좋아한다. 젖으면 옷이 몸에 달라붙지 않나. 또 물이 내는 소리도 좋다."
―'네페스'엔 남자들의 터키탕 장면이 들어 있다. 당신도 터키탕에 가봤나?
"물론이다. 하지만 남탕에는 안 가봤다. 대단한 경험이었고, 목욕 후 기분도 상쾌해졌다."
―구체적으로 이스탄불의 어떤 점에 끌렸나.
"상반된 것들이 어우러진 도시다. 유럽적인 것과 아시아적인 것이, 중세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이 공존한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처럼 몸을 활짝 열고 받아들이려고 했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배로 건넜고, 터키 사람들과 부대꼈고, 터키 음악과 음식을 만났다. 어느 순간 우리 모두 이스탄불과 사랑에 빠졌다."
"물은 '네페스'를 전진시키는 이미지다. 무대에 물이 차오르고 비가 쏟아지거나 파도가 밀려오기도 한다."
―'러프컷'에서도 당신은 물을 많이 썼다. 어떤 까닭이 있나?
"무의식적인 애착 같다. 다만 사람들이 물에 젖었을 때 일어나는 일들을 좋아한다. 젖으면 옷이 몸에 달라붙지 않나. 또 물이 내는 소리도 좋다."
―'네페스'엔 남자들의 터키탕 장면이 들어 있다. 당신도 터키탕에 가봤나?
"물론이다. 하지만 남탕에는 안 가봤다. 대단한 경험이었고, 목욕 후 기분도 상쾌해졌다."
―구체적으로 이스탄불의 어떤 점에 끌렸나.
"상반된 것들이 어우러진 도시다. 유럽적인 것과 아시아적인 것이, 중세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이 공존한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처럼 몸을 활짝 열고 받아들이려고 했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배로 건넜고, 터키 사람들과 부대꼈고, 터키 음악과 음식을 만났다. 어느 순간 우리 모두 이스탄불과 사랑에 빠졌다."
―보스포러스 해협은 기도(氣道) 또는 목구멍을 닮았다. 제목은 '숨'을 뜻하는데.
"(잠시 생각하다)숨을 쉬지 않으면 삶은 불가능하다. 플루트를 불 때, 음악을 연주할 때도 우리는 숨을 이용해야 한다. 뭔가 창조하고자 할 땐 뭔가 중요한 걸 들이마셔야 하는 거다. 우리에게도 그랬다."
―당신 작품에서 말(言語)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내 생각엔 말이 불어난 것 같아서 무용수들에게 '말수를 줄이라'고 얘기하곤 한다. 나는 말 없이도 전달되는 표현을 좋아한다. 움직임만으론 부족할 때, 말을 통해 공감을 시도한다."
―도시 시리즈라는 기획의 핵심은 뭔가.
"우리가 관심을 가진 도시, 그곳 사람들을 체험하고 접촉해보고 싶은 욕망이다. 관객의 반응도 피드백으로 다음 작품에 반영된다. 어쩌면 그 도시와 그곳 사람들이 이 작품들을 만드는 셈이다."
▶3월 13~16일 LG아트센터. (02)2005-0114
"(잠시 생각하다)숨을 쉬지 않으면 삶은 불가능하다. 플루트를 불 때, 음악을 연주할 때도 우리는 숨을 이용해야 한다. 뭔가 창조하고자 할 땐 뭔가 중요한 걸 들이마셔야 하는 거다. 우리에게도 그랬다."
―당신 작품에서 말(言語)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내 생각엔 말이 불어난 것 같아서 무용수들에게 '말수를 줄이라'고 얘기하곤 한다. 나는 말 없이도 전달되는 표현을 좋아한다. 움직임만으론 부족할 때, 말을 통해 공감을 시도한다."
―도시 시리즈라는 기획의 핵심은 뭔가.
"우리가 관심을 가진 도시, 그곳 사람들을 체험하고 접촉해보고 싶은 욕망이다. 관객의 반응도 피드백으로 다음 작품에 반영된다. 어쩌면 그 도시와 그곳 사람들이 이 작품들을 만드는 셈이다."
▶3월 13~16일 LG아트센터. (02)200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