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을 깨우는 순간, 코미디는 시작된다

  • scene PLAYBILL editor 김민주

입력 : 2008.02.19 13:52

뮤지컬 '이블데드'

멀쩡한 배우들이 좀비로 변신하고 더러는 흉측한 몰골로 죽어간다. 선혈이 낭자한 무대는 분명 극한의 공포를 자아내건만 슬랩스틱도 마다않는 인물들의 액션에 관객들은 시종일관 폭소 연발이다. 숙련된 관객들은 특히 피가 잘 튄다는 자리에 앉아 미리 준비한 하얀 셔츠를 꺼내 입고 피를 갈구한다. 이 모든 광경은 뮤지컬 '이블데드'(Evil Dead)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실제 상황이다.

잔인해서, 황당해서, 웃기다

'이블데드'는 숲 속의 오두막으로 여행을 떠난 다섯 젊은이가 우연히 악의 혼령들을 부활시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은 호러, 컬트, 코믹 뮤지컬이다. 이 작품은 샘 레이미가 1980년대에 발표한 동명의 영화 1, 2편을 원작으로 하는데, 이를 무대화하는 과정에서 본래의 컬트적인 성향과 황당한 설정의 엑기스만을 뽑아냈기에 보다 처절한 웃음을 유발시키는, 피범벅 ‘엽기 호러 쇼’이다. 무대 위를 나뒹구는 잘린 손과 좀비로 부활한 시체들. 움직이는 나무의 숨 막히는 공격과 주인공들의 갑작스런 연애 모드까지. 황당무계한 상황들의 연속이지만 이것이 바로 '이블데드'가 기대되는 대표적인 이유일 것이다.

‘비호감’을 연기할 ‘호감’ 가는 배우들


사실 '이블데드'의 캐릭터엔 누구 하나 정상적인 인물들이 없다. 얼굴은 피칠갑을 했고 연신 괴성을 질러대며, 혼자만 살겠다고 발버둥 치다가 보기 좋게 추격 당하는 ‘못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류정한, 조정석, 백민정, 양준모, 임강희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닌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 의사를 밝혔으며 이들은 하나같이 작품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표했다.


특히 2007년 한국뮤지컬대상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선택한 첫 작품이라 연기 변신이 더욱 기대되는 류정한의 경우엔 “제안 받은 작품들 중 가장 독특했어요. 도전하고 싶었어요. 코믹한 연기와 표정, 심지어는 슬랩스틱도 소화해야 하니까요.”라는 소감을 밝히며 공연에 대한 열의를 드러내기도 했다.


소극장이기에 더욱 기대되는 이색 뮤지컬 '이블데드'. 심장을 조여 오는 긴장과 공포, 이를 한순간에 제압시킬 코믹의 정수까지. 지나친 비명과 폭소에 자칫 목이 쉴 수도 있으니 관객들, 미리미리 목 관리 해주길 바란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