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2.09 23:37 | 수정 : 2008.02.10 04:56
이젠 대형 건축물의 경우 건축비의 일부를 미술품 구입에 써야 하는 법규정을 넘어서 자발적으로 시민과 고객에게 미술을 제공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김달진미술연구소와 함께 화가, 조각가, 미술평론가, 미술관 큐레이터, 화랑 대표, 컬렉터 등 미술인 60명에게 '미술품이 좋은 건물'을 추천받았다. 먼저 이들 전문가들에게 ▲직접 가서 본 곳 중에서 ▲미술관이 아닌데도 미술관 못지않은 컬렉션을 가진 곳을 물었다. 훌륭한 미술품을 수집해 일반인이 쉽게 갈 수 있는 장소에 전시하는 기업, 그리고 그 건물 등을 알려서 누구나 어느 동네, 어느 건물에 가면 어떤 작품들을 즐길 수 있는지 소개하기 위해서다.
1인당 3곳씩 복수추천을 받은 결과, 모두 63곳의 건물이 추천됐다. 그 가운데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와 신문로 흥국생명 사옥,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여의도 일신방직 사옥, 청담동 호텔 프리마, 충무로1가 신세계백화점 본점,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 호텔신라(서울·제주), 을지로 입구 하나은행 본점 등이 '미술품이 좋은 건물'로 호평받았다. 조선일보가 지난 1995년 비슷한 방식의 설문조사를 했을 때 호평받았던 포스코센터, 삼성서울병원, 일신방직 사옥은 여전히 "미술과 관련한 안목과 배려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길거리에 노출돼 있는 거대 조각품 '망치질하는 사람'으로 유명한 흥국생명 사옥, 그리고 컬렉션을 호텔 로비와 객실에 전시하는 호텔 프리마 등은 전문가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미술인들의 추천목록에는 SK텔레콤 본사사옥(서울 을지로2가), 이건산업 본사(인천), 한국수출입은행(여의도) 등 기업·금융기관 건물과 JW메리어트호텔(반포동), 밀레니엄힐튼호텔(남대문로5가), W서울워커힐호텔(광장동) 등 호텔이 다수 포함됐다. 블루헤런(경기 여주), 렉스필드(경기 여주) 등 골프장(클럽하우스 포함), 그리고 대법원과 사법연수원 건물을 추천한 미술인도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병원과 샤인빌 리조트(서귀포) 등 휴양시설도 미술품이 좋은 곳으로 추천됐다.
'추천한 건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백남준의 'TV나무'(포스코센터)와 조너선 보로프스키의 '망치질하는 사람'(흥국생명), 프랭크 스텔라의 '아마벨'(포스코센터), 마우로 스타치올리의 '일신 여의도 91' 등이 호평을 받아 '미술품이 좋은 건물'과 대부분 중복됐다.
전문가들이 추천한 63곳의 '미술품이 좋은 건물' 중 중복 추천된 건물들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