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샤피로… 그대들이 있어 일주일이 푸짐하네

입력 : 2008.02.03 23:39

[이번주 문화 상차림]

조선일보 문화부가 매주 월요일 아침에 '이번 주 문화 상차림'을 배달합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예정돼 있는 공연·전시·책·축제·강연 중에서 맛있고 의미 있는 것들만 담아 내놓는 요리입니다. 이 문화 체험 시나리오 중 일부만이라도 스케줄 안에 넣어두시면 여러분의 일주일이 달라집니다.


뮤지컬


지난 2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위윌록유(We will rock you·사진)'. '보헤미안 랩소디' '위윌록유' '위 아 더 챔피언' '라디오 가가' '섬바디 투 러브' 등 록그룹 퀸(Queen)의 노래 24곡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002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해 7년을 내달리며 세계적으로 500만 관객을 모았다. 음악과 악기를 금지하고 사람들을 획일화시키는 미래사회가 배경인 '위윌록유'는 주인공 갈릴레오가 전설 속 악기와 록음악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퀸은 한국팬도 많았지만 한 번도 내한한 적이 없다. 프레디 머큐리(보컬), 브라이언 메이(기타), 존 디콘(베이스), 로저 테일러(드럼)로 구성된 퀸은 1991년 프레디 머큐리가 사망한 뒤 해체됐다. '위윌록유' 제작에는 메이와 테일러가 참여해 록의 정신을 뮤지컬로 이식했다. 한국 관객으로서는 라이브 연주와 함께 전설적인 퀸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머큐리의 노래도 들을 있다. 록 콘서트 분위기가 짙은 뮤지컬이다. 24일까지 공연된다. 내한공연으로 한글 자막 제공. 1544-1555



국악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을 우리 고유의 음악으로 맞는다. 7일 오후 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설 절기 공연 '한 해를 여는 천지인의 예악'<사진>이다. 새해 맞이 비나리로 문을 연 뒤 단가 '철인가' 서도 민요 '개성 난봉가' 남도 민요 '널뛰기' 등 구성진 민속악 한바탕을 만날 수 있다. 2부에서는 태평 시절에 출현한다고 하는 봉황을 맞이하는 기쁨을 담은 조선 시대 대표적 공연물인 '봉래의(鳳來儀)'로 구성했다. 가족 3대가 함께 관람하면 할아버지·할머니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미리 보는 토정비결' '복주머니 만들기' 등 다양한 무대 밖 행사도 준비했다. (02)580-3300


전시

왼쪽부터 조엘 샤피로의 청동 조각‘무제’. 259x366x305㎝. 1997년작, 바실리 칸딘스키의 유화‘블루 크레스트’. 133×104㎝. 1917년작(부분). /가나아트센터·예술의 전당 제공

1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미국 조각가 조엘 샤피로(Joel Shapiro·67)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샤피로의 조각은 형태가 대단히 단순하다. 단단하고 묵직하고 길쭉하고 네모난 청동 막대기 여럿이 혹은 꺾이고 혹은 서로 이어지며 미묘한 각도로 몸을 비틀고 선 듯한 느낌이다. 개인전 오프닝에 맞춰 방한한 샤피로는 기자들에게 "조각은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샤피로의 작품은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도 소장되어 있다. 이번 개인전에선 높이 4m의 대형 조각부터 조각 작업을 위한 스케치와 독자적인 드로잉까지 20여 점을 볼 수 있다. 23일까지. (02)720-1020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칸딘스키와 러시아 거장전'도 미술 팬에겐 놓칠 수 없는 전시다. "19세기 리얼리즘에서 20세기 아방가르드까지"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바실리 칸딘스키(1866~1944)가 1917년에 그린 유화 '블루 크레스트'를 포함해 러시아 작가 54명의 회화 91점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 작품 모두가 러시아의 대표적인 미술관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러시아 미술관과 모스크바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소장품이다. 27일까지. (02)525-3321



벽초(碧初) 홍명희(洪命憙:1888~1968)의 대하장편 '임꺽정'(사계절·사진) 개정판이 출간됐다. 올해는 벽초 탄생 120주년이자 '임꺽정'이 조선일보에 처음 연재를 시작한 지 80주년이 되는 해이다. '임꺽정'은 1985년 초판이 발간된 이후 1991년과 1995년에 각각 개정판이 출간된 바 있다. 새 개정판은 80년이라는 언어 격차에서 오는 이질감을 줄이고 젊은 독자들이 읽기 편하도록 어려운 용어나 생소한 낱말의 뜻풀이를 본문에 실었다. 삽화는 박재동 화백이 그렸다. '조선의 임꺽정, 다시 날다'라는 별책 부록도 곁들였다. 전 10권, 각권 1만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