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1.29 13:01
뮤지컬계 '실버 바람' 세네!
'19 그리고 80' 이어 '러브' 40대 이상 예매자 50% 육박
'늙은 부부 이야기'도 50대 이상 관객 70% 이상 점유
국내 뮤지컬계에 '작은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실버' 뮤지컬의 공습이다.
실버 뮤지컬이란 중장년을 뜻하는 실버 세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실버 세대를 겨냥한 뮤지컬이다.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박정자 주연의 '19 그리고 80'에 이어 2월 1일 요양원을 배경으로 인생의 황혼에서 만난 마지막 사랑을 그린 '러브'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막을 연다.
'19 그리고 80'은 19세 청년과 80세 할머니의 나이를 초월한 순수한 사랑이 주제다. 자살을 꿈꾸는 청년에게 삶의 아름다움을 알려주는 할머니와의 정신적 교감을 다룬다. 코러스 오디션에 수백명의 아마추어 중장년 배우들이 몰려 화제가 됐던 '러브'에는 전양자 김진태 이주실 등 노장 배우들이 나선다.
실버 뮤지컬의 등장은 몇가지 점에서 눈길을 끈다. 2000년대 이후 국내 뮤지컬시장이 팽창하면서 성립한 '공식'이 뮤지컬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관객이 70% 이상이라는 것. 이런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한동안 붐을 이룬 게 바로 로맨틱 코미디다. 그렇다면 실버 뮤지컬의 등장은 이런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뜻일까.
'러브'의 제작사 에이콤은 "아직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잠재적인 중장년 관객층은 두터운 편"이라며 "'러브'의 경우 40대 이상 예매자가 50%에 육박한다"고 말한다. 70, 80년대 산울림소극장 등을 찾았던 당시의 여대생 관객들이 중장년이 돼 뮤지컬 수요로 흡수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버' 세대가 충분히 구매력이 있는 고객층이라는 사실은 이미 연극을 통해 입증됐다. 대학로의 스테디셀러 '늙은 부부 이야기'가 50대 이상이 관객의 70% 이상을 점유하면서 화제몰이를 계속하고 있고, 산울림의 히트작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도 꾸준히 앙코르되고 있다. 연극에서 뮤지컬로 '실버 바람'이 이동해온 셈이다.
실버 뮤지컬의 등장에는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처럼 뮤지컬의 다양화가 바탕에 깔려있다. 신나는 해피엔딩 스토리나 로맨틱 코미디 등에 식상한 관객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원한다. 지난해에만 해도 '스위니 토드', '쓰릴 미' 등 장르 뮤지컬이 호평받았고, 올해에도 다분히 컬트적인 '이블 데드'가 3월에 문을 연다. 뮤지컬의 스펙트럼이 확대되면서 실버 뮤지컬이 한 자리를 굳힐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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