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1.25 23:59 | 수정 : 2008.01.26 03:01
내달 첫 내한 공연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시프 인터뷰
베를린필 상주 피아니스트에 초청
"정명훈과는 진정한 파트너이자 벗"
베를린 필하모닉은 상주 피아니스트 제도를 운영하면서 시즌마다 오케스트라와 실내악의 협연자, 필하모니 홀의 독주자로 활용한다.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색깔을 다변화하면서 동시에 공연장을 활성화하려는 '일거양득'의 계산법이다.
베를린 필은 최근 헝가리 출신의 안드라스 시프(Schiff·55·사진)를 상주 피아니스트로 초청하면서 홈페이지에 이런 소개 글을 썼다.
"일류(一流) 피아니스트가 이류(二流) 음악으로 괴롭힘을 당하기에 삶은 너무나 짧다. 그렇기에 시프는 상대적으로 좁지만, 깊고도 일관성 있게 레퍼토리들을 파고들었다."
바흐와 하이든, 모차르트와 베토벤, 슈베르트 등 고전적 레퍼토리에 천착해온 그의 음악 세계를 위트 있게 묘사한 글이었다. 다음달 첫 내한 리사이틀과 첼리스트 미클로스 페레니와 듀오 연주회를 앞두고 있는 시프에게 이 글을 읽어보았는지 이메일로 질문했다.
베를린 필은 최근 헝가리 출신의 안드라스 시프(Schiff·55·사진)를 상주 피아니스트로 초청하면서 홈페이지에 이런 소개 글을 썼다.
"일류(一流) 피아니스트가 이류(二流) 음악으로 괴롭힘을 당하기에 삶은 너무나 짧다. 그렇기에 시프는 상대적으로 좁지만, 깊고도 일관성 있게 레퍼토리들을 파고들었다."
바흐와 하이든, 모차르트와 베토벤, 슈베르트 등 고전적 레퍼토리에 천착해온 그의 음악 세계를 위트 있게 묘사한 글이었다. 다음달 첫 내한 리사이틀과 첼리스트 미클로스 페레니와 듀오 연주회를 앞두고 있는 시프에게 이 글을 읽어보았는지 이메일로 질문했다.
정작 본인은 소개 글에 불만이 있는 듯했다. 그는 "자기 홍보는 내 스타일이 아니며 직접 글을 쓰지는 않았다. 내가 사랑하고 최상으로 생각해온 작품들만을 연주하는 건 사실이지만, 내 레퍼토리를 '좁다'고 표현하는 것은 우스워 보인다"고 했다.
"중요한 건 작곡가의 숫자가 아니라 작품의 숫자입니다. 사실상 바흐와 모차르트, 베토벤과 슈베르트가 쓴 피아노 전곡을 연주해 왔고,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도 100곡 이상 외워서 연주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을 작곡 연대순으로 연주하는 프로젝트를 미국 뉴욕의 카네기 홀과 로스앤젤레스의 디즈니 홀 등에서 진행 중이며, 실황 음반(ECM)으로도 출시되고 있다. 이번 내한 리사이틀에서도 베토벤의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과 슈만의 환상곡 등을 연주한다.
그는 "베토벤의 소나타는 너무나 위대하기 때문에 너무나 잘 연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금 더 깊게 파고들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할 뿐이며 내게는 절대적인 도전"이라고 말했다.
지휘자 정명훈과는 1974년 소련에서 열린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 함께 참가한 '콩쿠르 동기생'이다. 당시 정명훈은 피아노 2위에, 시프는 4위에 나란히 입상했다. 정명훈은 "당시 내가 보기엔 틀림없이 그가 1등이었지만, 정작 시프는 '나는 4등으로도 만족한다'고 했다. 냉전 당시에는 언제나 정치적 문제가 큰 이슈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시프는 2001년 영국에 정착했으며, 일본 바이올리니스트 유코 시오카와와 결혼했다.
시프는 "훈(정명훈)이야말로 빼어난 피아니스트다. 지금은 피아노 연주 대신 지휘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야말로 손쉽게 전업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프는 "그가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의 부지휘자로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에 있을 때부터 코펜하겐과 영국까지 수차례 함께 연주해온 진정한 파트너이자 동료이며 벗"이라고 말했다.
▶안드라스 시프 피아노 리사이틀, 2월 2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02)541-6234
"중요한 건 작곡가의 숫자가 아니라 작품의 숫자입니다. 사실상 바흐와 모차르트, 베토벤과 슈베르트가 쓴 피아노 전곡을 연주해 왔고,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도 100곡 이상 외워서 연주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을 작곡 연대순으로 연주하는 프로젝트를 미국 뉴욕의 카네기 홀과 로스앤젤레스의 디즈니 홀 등에서 진행 중이며, 실황 음반(ECM)으로도 출시되고 있다. 이번 내한 리사이틀에서도 베토벤의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과 슈만의 환상곡 등을 연주한다.
그는 "베토벤의 소나타는 너무나 위대하기 때문에 너무나 잘 연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금 더 깊게 파고들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할 뿐이며 내게는 절대적인 도전"이라고 말했다.
지휘자 정명훈과는 1974년 소련에서 열린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 함께 참가한 '콩쿠르 동기생'이다. 당시 정명훈은 피아노 2위에, 시프는 4위에 나란히 입상했다. 정명훈은 "당시 내가 보기엔 틀림없이 그가 1등이었지만, 정작 시프는 '나는 4등으로도 만족한다'고 했다. 냉전 당시에는 언제나 정치적 문제가 큰 이슈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시프는 2001년 영국에 정착했으며, 일본 바이올리니스트 유코 시오카와와 결혼했다.
시프는 "훈(정명훈)이야말로 빼어난 피아니스트다. 지금은 피아노 연주 대신 지휘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야말로 손쉽게 전업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프는 "그가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의 부지휘자로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에 있을 때부터 코펜하겐과 영국까지 수차례 함께 연주해온 진정한 파트너이자 동료이며 벗"이라고 말했다.
▶안드라스 시프 피아노 리사이틀, 2월 2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02)541-6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