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차라투스트라'를 들으라

  • 김성현 기자

입력 : 2008.01.24 00:28 | 수정 : 2008.01.24 00:28

부천 필, 신년 음악회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연주

해마다 1월이면 음악 애호가들은 심심하다. 공연 횟수 자체가 줄고, 청소년 관객을 대상으로 한 방학 공연이 늘어나는 데다, 올해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화재 여파로 오페라·발레 공연마저 급감했다. '차포(車包)' 떼고 '졸병(卒兵)'까지 내어줄 판이다.

팬들의 갈증을 거꾸로 부채질하는 장본인은 공연장과 오케스트라가 앞다퉈 내놓는 신년 음악회다. 매번 엇비슷한 인기 성악곡과 기악곡을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들려주다 보니, 오히려 색다른 메뉴를 찾기가 힘들어진다.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나 할까.
만약 1월이 음악계의 '사막'이라면, 부천 필하모닉(지휘자 임헌정·사진)의 신년 음악회는 '사막 속의 오아시스'다. 다른 오케스트라와 공연장들이 편하게 갈라 콘서트로 수렴할 때, 거꾸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메인 메뉴로 택했다. 후기 낭만주의의 준령(峻嶺)을 감칠맛 나게 표현하려면 웅장한 관악이 필수적이기에 괜한 걱정이 앞서지만,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대장정을 펼치고 있는 부천 필로서는 기초 체력을 다져놓는 의미에서 치밀한 포석이기도 하다.

▶25일 오후 7시30분 부천시민회관, (032)320-3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