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예술을 만나다

  • 곽수근 기자

입력 : 2008.01.17 01:07

덕수궁·정동사거리·서울숲에 조형작품 설치

최근 서울 덕수궁과 정동사거리, 서울숲 등 3곳에 조형작가들의 예술작품이 들어섰다.

널빤지를 올려놓은 듯한 투박한 벤치가 있던 덕수궁 돌담길 300m 구간에는 화강석, 벚나무 등 자연 소재로 고급스럽게 만든 의자 19개가 새로 놓였다. 바둑알처럼 생긴 의자, 윷과 비슷한 벤치에서 딱딱한 직선은 찾아볼 수 없다. 목공예가인 최병훈 홍익대교수가 만든 아트벤치 '예술의 길, 사색의 자리'로, 호젓한 산책길에 걸맞게 편안한 느낌을 준다.
덕수궁 돌담길‘예술의 길, 사색의 자리’ /서울시 제공

강북삼성병원 앞 정동사거리의 콘크리트 옹벽 자리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안규철 미술원장의 공간조형작품 '보이지 않는 문'이 들어섰다. 일제 때 도로 확장 명목으로 철거된 돈의문(서대문) 자리를 표시하고 기념하기 위해 도로에 화강암을 깔고, 옹벽에는 다양한 색깔의 나무와 유리로 꾸민 폭 24m, 높이 4m의 벽면을 만들었다.
정동사거리‘보이지 않는 문’

서울숲에는 이화여대 조형예술학부 원인종 교수의 조각작품 '먼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설치됐다. 서울숲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높이 18m 규모다. 역삼각형 몸체 위에 파란색의 물방울 모양의 머리가 마치 바람에 날려 천천히 돌아가는 모양이다.
서울숲‘먼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

이들 작품들은 서울시가 지난해 6월부터 펼치고 있는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의 하나로, 서울의 거리·공원·광장·지하철 역사(驛舍)·하천·공공청사 등에 벽화, 조각, 설치미술 작품 등을 설치해 단장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김성수 문화정책과장은 "이번에 설치된 작품들은 장소의 역사성, 생태·문화적 특성도 고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