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욕망', 유부녀에 찾아온 가슴떨리는 사랑

  • 스포츠조선 김형중 기자

입력 : 2008.01.08 13:39

"내 인생에 이렇게 가슴 두근거리고 보석처럼 아름다운 사랑이 찾아올 줄 몰랐어."

유사 이래 셀 수 없이 반복된 이 대사. 하지만 이게 젊은 남자와 하룻밤을 지샌 유부녀의 독백이라면?

여자의 외도를 다룬 화제의 연극 '바람의 욕망'이 앙코르 공연을 시작했다. 유부녀 3분의 1이 남자친구가 있다는 세상. 연극이 사회의 반영인 만큼 전통의 산울림 역시 이를 무시할 수 없었던 듯 하다.

극단 산울림은 '위기의 여자', '셜리 발렌타인' 등으로 대표되는 여성연극의 산실이다. 그러나 '바람의 욕망'은 이전 작품들과 컨셉트가 다르다. 기존의 여성연극이 남편의 외도→여자의 충격과 각성→홀로서기 도전이라는 '3단 논법'을 따른 반면, 이 작품은 여자의 외도가 발단이다.

과거작들은 여성해방의 시각이 바탕에 깔렸기 때문에 여성은 피해자라는 설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다. 여성은 남자에 속박된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김명화 작가의 말처럼 '양가집 규수도 아니고 요부도 아니고 인생을 당당히 살려고 하는' 이 시대의 흔한 캐릭터다. 그저 스쳐 지나갈 수도 있지만 때에 따라 인생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도 있는 '바람'은 당연히, 여자에게도 불어닥칠 수 있다.

중견 손봉숙과 극단 목화 출신의 이명호가 불륜과 사랑 사이를 열연한다. 인생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보여주는 손봉숙의 연기는 담백하고, 이명호의 순수한 캐릭터도 인상적이다. 참고로, '진한' 장면은 없다.

2월3일까지 홍대앞 산울림 소극장. (02)334-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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