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의 여자들

  • scene PLAYBILL editor 김일송

입력 : 2008.01.07 09:14

애처가인 줄 알았던 황정민이 알고 보니 바람둥이였단다. 상대도 한둘이 아니란다. ‘한 다스’가 넘는 무려 열일곱 명의 여자들과 얽히고 설켜 있단다. 현실에서라면 벌써 자극적인 헤드카피로 기사화됐을 터. 하지만 이는 현실이 아닌 뮤지컬에서다. LG아트센터에서 1월 22일부터 시작되는 뮤지컬 '나인'에서 황정민은 17명의 여자들에게 둘러싸인 천재 영화감독 귀도 콘티니로 분한다. 황정민과 그를 둘러싼 여인과의 5각 관계의 진상을 파악해보자.

귀도 콘티니(Guido Contini)


'나인'은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 '8과 ½'(Otto E Mezzo, 1963)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으로, 주인공 귀도는 펠리니의 분신이다.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펠리니는 철학박사인 아내 줄리에타 마시나에게 콤플렉스를 느꼈는데, 그녀의 헌신적인 내조에도 불구하고 펠리니는 여러 여배우들과 염문을 뿌렸다. 어쩌면 그의 여성편력은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는 일. '나인'의 귀도 또한 아내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꺼내지 못한 채 여성편력을 일삼으며 위태한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신경쇠약 직전의 영화감독이다.


루이사(Luisa)


펠리니 감독의 실제 아내 줄리에타 마시나를 모델로 한 루이사는 냉정하면서도 지적인 인물이지만 오랜 결혼생활에서 찾아온 권태와 남편의 바람기로 인해 적잖은 마음고생을 한다. 귀도의 주변 여자 중 가장 침착하지만 귀도에게 진실하기를 강요하면서 귀도를 정신적으로 옥죈다. ‘My Husband Makes Movies’와 ‘Be On Your Own’가 대표 넘버.


칼라(Carla)


성적 매력을 물씬 풍기는 귀도의 정부. 귀도를 정신적으로 옥죄는 루이사와 달리, 감정적인 칼라는 귀도를 육체적으로 지치게 만든다. 남편과 이혼한 후, 휴양지까지 쫓아와 귀도에게 이혼을 종용하는 철없는 팜므파탈. 루이사만큼 비중 있는 인물로 ‘A Call From the Vatican’과 ‘Simple’은 그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뮤지컬 넘버.


클라우디아(Claudia)


성실과 순수의 상징하는 클라우디아는 루이사와 칼라 사이에서 힘겨워하는 귀도에게 유일하게 구원이 되어 주는 여성. 클라우디아는 귀도에게 일상의 위로와 함께, 영화에 대한 창작열을 고무시킨다. 귀도에게는 아낌없이 주는 모성적인 존재이며 창작의 원천이자 뮤즈. ‘A Man Like You’와 ‘Unusual Way’에서 진가가 그러난다.


릴리안(Liliane La Fleur)


루이사와 칼라가 사랑으로 귀도를 힘겹게 한다면 릴리안은 일로 귀도를 힘들게 하는 인물. 영화 프로듀서인 그녀는 귀도에게 끊임없이 영화에 대한 의견을 요구하면서, 귀도로 하여금 영화를 찍어내라고 종용한다. 실제로 펠리니 감독은 '8과 ½'을 통해 영화프로듀서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영화감독의 처지를 토로하였다.


그 외의 여성들


귀도가 새로운 소재를 찾을 때마다 딴죽을 거는 영화 평론가 스테파니를 비롯해, 소년시절 성적환상을 부추겼던 사라기나, 눈이 마주칠 때마다 자신에게 배역을 달라고 조르는 여배우들 등, '나인'에서는 귀도의 현실과 꿈, 현재와 과거의 인물들이 등장하며 그를 괴롭힌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