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1.07 00:47
[리뷰] 정명화·김선욱 신년음악회
넘치는 리듬감, 정겨운 선율 완벽히 그려내
두 연주자의 44세 나이차는 숫자에 불과
객석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나 보다. 첼리스트 정명화는 지난해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동생인 지휘자 정명훈과 협연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동생과 꼭 닮았어"라고 외친 적이 있다. 마음 속 반주자로 김선욱을 점 찍어 놓고 있었고, 올해 신년 음악회를 맞아 직접 러브 콜을 보냈다. 정명화가 1971년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할 당시, 피아노 반주자가 동생 정명훈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6일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신년 음악회에서 둘이 연주한 곡은 드뷔시의 첼로 소나타 D단조,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2번,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 작품 19번이었다. 세 작품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초연 때 작곡가가 피아노를 직접 연주했다는 점이다.
뛰어난 콘서트 피아니스트였던 라흐마니노프뿐 아니라 브람스와 드뷔시 역시 자신의 첼로 소나타 초연에서 직접 피아노를 맡았다. 그래서인지 세 작품에서 피아니스트의 위치는 첼로의 단순한 반주자라기보다는 첼로와 동등한, 또 한 명의 솔리스트에 가깝다. 음악회의 서곡에 해당할 법한, 드뷔시의 첼로 소나타에서 정명화의 첼로가 1악장에서 우아한 선을 그려나가자 김선욱은 피아노의 음량을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췄다. 현악의 톡톡 튀는 피치카토(pizzicato)와 건반 악기의 스타카토(staccato)가 엇갈리는 2악장에서도, 부단한 박자 변화가 두드러진 3악장에서도 둘의 호흡은 끊기질 않았다.
6일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신년 음악회에서 둘이 연주한 곡은 드뷔시의 첼로 소나타 D단조,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2번,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 작품 19번이었다. 세 작품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초연 때 작곡가가 피아노를 직접 연주했다는 점이다.
뛰어난 콘서트 피아니스트였던 라흐마니노프뿐 아니라 브람스와 드뷔시 역시 자신의 첼로 소나타 초연에서 직접 피아노를 맡았다. 그래서인지 세 작품에서 피아니스트의 위치는 첼로의 단순한 반주자라기보다는 첼로와 동등한, 또 한 명의 솔리스트에 가깝다. 음악회의 서곡에 해당할 법한, 드뷔시의 첼로 소나타에서 정명화의 첼로가 1악장에서 우아한 선을 그려나가자 김선욱은 피아노의 음량을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췄다. 현악의 톡톡 튀는 피치카토(pizzicato)와 건반 악기의 스타카토(staccato)가 엇갈리는 2악장에서도, 부단한 박자 변화가 두드러진 3악장에서도 둘의 호흡은 끊기질 않았다.
브람스 소나타에서는 김선욱의 강건한 건반이 돋보였지만, 두 악기의 음량 차이 때문인지 서로를 배려하느라 각자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불꽃은 2부에서 다시 일었다. 라흐마니노프 소나타에서 정명화의 첼로가 느림과 빠름, 여림과 강함을 교차시키며 낭만성을 한껏 살리자 작곡가 특유의 열정적인 피아노가 자연스럽게 포개졌다. 예순을 넘긴 첼리스트와 스무 살을 앞두고 있는 피아니스트의 앙상블은 라흐마니노프 소나타의 종착점으로 가면서 정점을 찍었다.
앙코르로 들려준 슈베르트의 '미뉴엣'에서, 김선욱의 리듬감 넘치는 피아노가 박자를 잡자 정명화는 정겨운 선율을 그렸다. 춤을 추기 위해선 탄탄한 발 동작과 우아한 손놀림이 동시에 필요한 것처럼, 춤곡을 연주하기 위해선 든든한 건반과 기품 있는 현악이 함께 해야 한다는 걸 보여줬다. 두 연주자의 나이 차는 44세였지만,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일러준 음악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