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둘러보는 성찬, '2008 클래식 음악계 공연'

  • 아트센터 주종빈 기자

입력 : 2008.01.04 18:33

작년 11월 예술의 전당 오페라 홀에서 라보엠 1막중에 화재가 발생해 올 11월 재건 될 때까지 공연은 전무하다고 예술의 전당측은 밝혔다. 물론 다소의 오페라 공연이 위축될 것으로 보이나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음악공연시장은 작년에 비해 이례적인  성찬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또한 연례적인 수요층 확보수단으로 이용될 소지가 있긴 하지만 기념일관련 공연 또한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미상불 올해는 세종문화회관 개관30주년, 예술의 전당 개관 20주년, 푸치니 탄생 150주년, 메시앙 탄생 100주년, 헨델 서거 250주년, 본 윌리암스 서거 50주년, 림스키코르사코프 서거 100주년, 카라얀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 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해 또 한 가지 주목해야할 부분은 내로라하는 고음악 단체들의 대거 내한이다. 이 것 역시 음악계에 적지 않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바비 멕퍼린

각설하고, 월별로 주요공연을 살펴보면 1월 말에 “걸어 다니는 악기” 바비 멕퍼린이 내한하여 첼리스트 송영훈과 협연할 예정이다. 이어서 2월에는 로린마젤이 이끄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26일 평양 공연이 확정되면서 28일에 있을 서울공연을 위해 육로를 거쳐서 올지 항로로 올지 귀추가 주목되면서 벌써부터 남북간의 문화예술소통 이라는 역사적의미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이어서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 합창단이 내한하여 바흐의 “B단조 미사”와 “마태수난곡” 전곡을 연주한다. 또한 계몽주의 시대 오케스트라와 클레어 칼리지 합창단의 바흐의 “요한수난곡” 전곡을 연주하며 카티아 라베크, 마리엘 라베크. 두 자매가 피아노 2대로 모차르트의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K448”, 슈베르트의 “환상곡 F단조 D940”,라벨의 “어미 거위”와 “스페인 랩소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3월로 넘어가면 3대째 지휘를 계승해오고 있는 블라디미르 유롭스키가 지휘봉을 들고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내한, 백건우와 리처드 용재오닐과 협연하여 근자의 지휘경향을 볼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영국 최고의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존 홀러웨이가 내한하여 무반주 바로크 바이올린 독주회를 연다. 이어서 23일 일본의 기타리스트 무라지 카오리 기타 독주회. 레파투아는 바흐의 “Chaconne”, 뒤뷔시의 “La fille aux cheveux de li” 등. 또한 노세다가 이끄는 BBC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등으로 21일 통영, 22일 대전, 25일 서울로 공연 일정이 잡혀있다. 그리고 존 홀러웨이의 독주회에 이어 또 하나의  굉장한 고음악 전문연주단체인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내한이다. 바흐의 칸타타와 협주곡으로 연주할 예정이며 소프라노 캐롤린 샘슨이 협연한다.

(왼쪽부터)블라디미르 유롭스키, 존 홀러웨이
4월에는 “바흐의 여사제”, “바흐 스페셜리스트”라 불리는 안젤라 휴이트가 11일과 13일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을 각각 제1권, 제2권을 연주한다. 19일에는 미국에서 활동하며 아픔을 딛고 노래의 삶을 살고 있는 소프라노 유현아 독창회가 열린다. 또한 켄트 나가노가 이끄는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내한해서 ”프렌치 사운드“를 들려줄 예정이다. 원래 4월에 바그너의 증손녀인 카타리나 바그너가 연출을 맡아 바그너의 ”파르지팔“을 할 예정이었으나 주지하다시피 화재로 인해 전격 취소되었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헨델 서거 250년에 맞추어 할레 헨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헨델의 곡을 베르나르트 포르크 지휘로 소프라노 신영옥과 협연한다. 또한 미모의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독창회가 10일날 있을 예정이며 21일 시대악기 연주의 선구자로서 유명한 지그스발트 쿠이켄이 그의 악단 라 프티트 방드를 이끌고 내한하여 바흐와 비발디의 작품들을 연주하며 이례적으로 시대악기인 '비올론첼로 다 스팔라'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선보l인다. 그리고 예술의 전당의 코리안 월드 스타 시리즈의 일환으로 조수미가 23일 연주할 예정이다.
안젤라 휴이트
6월에도 풍성한 연주들은 계속되는데 먼저 4일 사라장과 오르페우스 체임버 오케스트라 내한해 모차르트의 “교향곡 제35번 ”하프너“와 비발디의 ”사계” 등을 연주한다. 5일에는 안네 소피 무터와 카메라타 잘츠부르크 내한하여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BWV 1042”과 비발디의 “사계”를 선보인다. 비발디의 “사계”가 의외로 많이 들어가 있으나 이슈의 소지는 될 듯하다. 14일에는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앤드류 맨츠와 하프시코드 비르투오소 리처드 에가가 내한해 그라모폰상을 받은 곡 중심으로 레파투아를 선정할 예정이다. 22일에는 드레스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내한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협연하여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과 브람스의 교향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왼쪽부터)지그스발트 쿠이켄, 안젤라 게오르규
여름방학시즌에 맞게 7,8월에는 메이저급 음악회 보다는 청소년 음악회와 같은 교육목적의 음악회가 주류를 이루지만 그래도 7월 10일, 13일 각각 베를린 12 첼리스트가 내한하여 영화음악을 연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바흐 오케스트라가 내한하여 바흐의 “부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을 연주한다.
앤드류 맨츠와 리처드 에가
여름이 지나고 초가을에 진입하는 9월에는 바로크첼로의 거장 안너빌스마와 그의 악단 라르키부델리가 오랜만에 내한하는데 빌스마의 나이나 향후 연주일정을 감안 했을 때 이번이 마지막 내한일 가능성이 큰 관계로 음악애호가들의 많은 호응이 예상된다. 이어서 피터 비스펠베이와 알렉산더 멜리니코프의 듀오 연주가 27일에 있으며 다음날 28일은 니콜라이 루간스키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에우로파 갈란테와 파비오 비온디
10월에는 현 시대 최고의 플릇연주자로 각광받는 엠마누엘 파후드가 호주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하여 비발디의 곡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또 18일, 19일에는 지난 17년간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핀란드 출신의 지휘자 에사 페카 살로넨, 그가 구스타보 두다멜에게 지휘봉을 건네주기 전에 마지막으로 내한해서 사라장과 협연하며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전곡을 양일간 연주할 계획이다.  10월 24일에는 2002년에 내한했던 크리스토퍼 호그우드와 아카데미 오브 에인션트 뮤직의 새로운 음악감독이 된 리처드 에가가 다시 그 악단을 이끌고 텔레만과 헨델, 바흐의 협주곡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어서 29일에는 이탈리아의 걸출한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인 줄리아노 카르미뇰라가 안드레아 마르콘이 지휘하는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한다. 또한 거물 스타급 피아니스트 머라이 페라이어의 피아노 독주회가 있을 예정이고 31일에는 모차르트 학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로버트 레빈의 내한 독주회다. 피아노 뿐만이 아니라 쳄발로, 포르테피아노 등 상당한 역량의 소유자이며 레파투아도 역시 모차르트로만 구성되었다. 같은 날 성남아트센터에서는 바리톤 토마스 헴슨 독창회가 열린다.

안네 소피 폰 오터
음악계 공연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11월로 들어가면 2일 줄리아노 카르미뇰라와 라이벌격인 파비오 비온디가 이끄는 에우로파 갈란테의 내한이다. 4일 간격으로 연주를 하니 전입가경이 아닐 수 없다. 이 날 비발디와 퍼셀, 바산티 등의 곡을 연주할 예정. 그리고 5일, 7일, 9일 이틀 간격으로 장한나가 런던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12일에는 러시아 3대 지휘자로 꼽히는 유리 테미르카노프가 상트 페테르 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하여 연 이틀간 차이코프스키의 곡들로만 연주를 선보인다. 20일과 21일에는 사이먼 래틀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다시 한 번 내한하여 브람스의 교향곡 전곡을 연주한다. 그리고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이달 내한 할 것으로 알려졌다.

12월에는 5일 조수미와 로베르토 알라냐의 듀엣 무대가 있을 예정이며 7일 플루티스트 엠마누엘 파후드와 하프시코디스트 트레버 피녹이 바흐의 플릇 소나타를 위시해 다양한 바로크 음악들을 들려줌으로 주류연주와 당대연주의 절충식 연주형태를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10일에는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키로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다시 내한하며 14일 소프라노 제시 노먼 독창회와 메조소프라노 안네 소피 폰 오터의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같은 날 각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과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리고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조르디 사발과 르 콩세르 드 나시옹이 내한하여 퍼셀의 “요정 여왕”과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등을 연주하므로 해서 대망의 2008년도 클래식 음악계 공연이 대략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