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1.04 09:01
결혼 공포증을 앓거나, 치기어린 허풍을 떨거나, 유부녀와의 치명적인 사랑 속에 허덕이거나. 이신성은 그랬다. 소년과 남자의 경계를 서성이는 표정은 늘 연민의 대상이었고, 여리지만 고집스런 말투는 언제나 여심을 자극했다.
사실 그를 ‘찜’ 했던 건 꽤 오래 전 일이다. 가능성 있는 신인을 만나보는 코너 playbill's choice의 인터뷰이로 그는 매달 물망에 올라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 대한 기대는 부풀어갔다. 이런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천사의 발톱', '그리스', '멜로드라마', '사랑은 비를 타고'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고, 에디터는 더 이상 신인이 아닌 그에게 뒤늦은 인터뷰를 요청했다.
2008년 첫 작품으로 그가 선택한 것은 뮤지컬 '19 그리고 80'. 그는 여기서 자살기도가 취미인 철부지 청년 ‘해롤드’ 역으로 대배우 박정자와 함께 무대에 선다. “‘삶은 살아볼 만하다’ 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에요. 인생의 시작과 끝에 서있는 두 인물을 통해 산다는 것에 대한 참된 의미를 가르쳐주는. 그러고 보면 제가 작품 복 하난 있는 것 같아요.(웃음)” 그가 처음 데뷔했을 때 사람들은 그를 ‘다크호스’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미 그 진가를 온몸으로 드러내고 있는 그에게 다크호스란 칭호는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