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12.24 08:54
뮤지컬 '밴디트'
'밴디트’는 발음하기 아름다운 단어가 아니다. 닫힌 자음 ‘ㄷ’과 거센소리 ‘ㅌ’이 연이어 붙어있는 이 단어를 발음하려 입술을 움직일 때, 거칠고 딱딱한 느낌이 든다. ‘금지된 자’의 라틴어에서 나온 말이라니 뜻도 그 느낌을 닮은 셈이다. 그런데 이 단어가 뮤지컬을 로드무비에 얹은 97년산 독일영화 '밴디트'를 통해 재탄생했다. 여자 탈옥수 4명으로 구성된 록밴드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에서 ‘밴디트’는 ‘열정, 반항, 자유, 순수를 꿈꾸는 자들’로 재탄생되었고, 우리들은 이 단어를 밝게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뮤지컬 '밴디트'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콘서트형 록뮤지컬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다.
뮤지컬 '밴디트'에는 ‘또 다른 시작’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원작 영화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이지나 연출과 최근 공연되는 '샤인'의 가사를 쓴 정영 작가의 손을 탄 이번 작품은, 새로운 스토리라인과 음악연출로 관객들에게 다가가려 한다. “영화와 같은 점은 제목과 음악을 사용했다는 것밖에 없다”고 호언하는 뮤지컬 '밴디트'는 과연 어떻게 달라졌을까.
“제목과 음악 빼곤 싹 바꿨다”… 새로운 스토리라인과 음악연출
줄거리를 옮겨보자. 무대는 여성 죄수 수용소에서 희망 없는 시간을 그나마 음악으로 달래고 있는 ‘밴디트’ 멤버들을 조명한다. 갑자기 출소해버린 보컬의 빈자리로 삐거덕거리던 밴디트에 80년대 가수왕 한경애가 보컬로 합류하게 된다. 경찰의 날 행사를 위해 감옥 밖으로 나간 밴디트는 탈옥을 하게 되고, 드러머의 친구가 있는 부산으로 도망간다. 아이돌 스타를 인질로 잡아 경찰의 포위망을 잠시 벗어나지만, 점차 좁혀지는 수사망에 힘겨워하는 그녀들은 한경애의 꿈이기도 한 ‘마지막 콘서트’를 준비하게 된다.
소찬휘, 리사, 벨라마피아 등 ‘실력파 여성 뮤지션’ 출연
한국적으로 각색된 스토리이지만 '밴디트'가 관객의 호응을 얻을 관건은 역시 음악. 실력파 여배우들을 기용한 캐스팅은 이번 공연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한경애 역으로는 뮤지컬 배우 이정화와 함께 가수 소찬휘가 더블캐스팅 됐고,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최영서 역에는 대학가요제 수상 경력의 이영미와 가수 리사가 출연한다. 특히 홍대 앞에서 활동하는 여성 인디밴드 ‘벨라마피아’가 전원 출연하면서, 관객이 함께 어울려 뛸 수 있는 드라마를 꾸밀 계획이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