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중엔 감기 걸릴까봐 외출 꿈도 못꿔”

  • 김성현 기자

입력 : 2007.12.21 00:08

소프라노 조수미 기자회견
준비 덜 된 성악가와 일하는건 고역
오페라보다는 콘서트에 집중하고파

소프라노 조수미
정상의 소프라노 조수미가 삶에서 가장 힘들다고 느끼는 건 무얼까. 20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여행”이라고 말했다. “순회공연을 위해 각국을 다닐 때면, 겨울에는 목이라도 갈라질까, 아플까, 감기 걸릴까 두려워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호텔 방에 가습기 3개를 틀어놓고서 갇혀 지내야 하죠. 공연을 하고 나면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줘 버린 것(에너지)을 다시 찾기도 쉽지 않고…. 성악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그만큼 희생도 따르죠.” 그래서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곳도 집이라고 했다. 그의 집은 이탈리아 로마에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음반사 유니버설 뮤직 코리아와 5년간 전속 계약을 맺고, 내년 1월 3일까지 후배 성악가들과 함께 열고 있는 콘서트 ‘조수미와 위너스’ 일정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조수미는 “지휘자 카라얀과 작업해서 음반사 유니버설뮤직의 도이치그라모폰(DG)을 통해 발표됐던 오페라 음반 ‘가면무도회’(베르디)를 떠올리면 이번 계약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느낌”이라고 했다. 내년쯤 세계 각국의 민속 음반을 담은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며, 희귀 오페라를 녹음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오페라 무대보다는 콘서트에 집중하고 싶다. 오페라는 3주에서 한 달까지 기간이 걸리는 데다 음악적으로 준비가 덜 된 성악가와 함께 일할 때는 차라리 집에 있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마음 고생도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서울시장 재직 시절에 서울시 홍보 대사를 맡았던 조수미는 “청계천 계획이 처음 발표됐을 때 불만이나 의심을 갖는 분들도 많았지만, 제가 그때 ‘처음부터 불평하지 말고 두고 본 뒤 나중에 단단히 따지자’고 당시 이명박 시장께 말씀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는 “경제 발전만큼이나 서로 따뜻하게 믿고 살 수 있도록 잃어버린 신뢰를 찾아주는 데 힘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