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12.20 01:20 | 수정 : 2007.12.20 04:06
소설 삼총사 재창작한 활동이미지 연극 ‘죽도록 달린다’
배우들, 무대 100바퀴 돌며 활기찬 스토리 만들어내
“3주 공연하면 평균 4㎏ 체중 빠져… 체력 안배 중요”
대통령 선거일에도 그들은 죽도록 달렸다. 활동이미지연극 ‘죽도록 달린다’(한아름 작·서재형 연출)에 출연하는 배우들이다. 활동이미지연극이라는 명칭답게 뜀박질이 이 연극의 핵심이다. 19일에도 배우들은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연습실에서 땀나게 뛰었다.
영화는 1초에 24장의 사진을 돌려서 움직이는 화면을 빚어낸다. ‘죽도록 달린다’는 마치 이러한 영화의 원리를 이용하려는 듯이 배우들을 펄펄 뛰게 한다. 연속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를 이어붙여 숨찬 스토리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제작진은 로버트 윌슨의 이미지연극 개념에 운동감을 더해 개척한 장르라고 주장한다.
이야기 뼈대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지만 재창작에 가깝다. 프랑스 왕비의 시녀 보나쉬(김은실)를 흠모하는 달타냥(이혁열)이 삼총사의 도움으로 목걸이를 찾아오는 초반부는 같지만, 왕비(홍성경)가 달타냥을 유혹해 아이를 낳고 왕을 살해하면서 전혀 다른 작품으로 뻗어나간다. 왕비는 권력 다툼에서 살아남기 위해 달타냥에게 죄를 뒤집어씌운다.
정사각형 무대는 객석 쪽으로 10도 가량 경사져 쏟아질 듯 위태롭다. 배우들은 공연 시간 5433초(90분33초) 동안 그 둘레를 질주한다. 물론 극중에서 누군가를 추적하는 것처럼 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또 드라마를 진행시킬 땐 뜀박질을 멈추기도 한다. 연출가 서재형은 “관객에 전달되는 감정의 표면적과 깊이를 키우기 위해 움직임을 추구한다”며 “전체 6명 중 4명을 젊은 배우로 바꿔 스피드를 냈고, 달타냥과 시녀의 사랑 장면도 손질했다”고 말했다.
2004년 초연 때부터 호평 받은 작품이다. 객석 위로 날아드는 그네,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촛불, 무대 밑을 활용한 연출, 박진감 넘치는 라이브 타악 연주는 그대로다. 배우들이 무대를 100바퀴쯤 도는데, 직선 거리로는 2㎞다. 서재형은 “3주 공연하면 평균 4㎏ 체중이 빠지는 공연이라 배우들의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며 “전력질주하는 배우들을 보며 관객도 힘찬 새해를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월 8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02)744-7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