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12.16 23:31 | 수정 : 2007.12.17 02:58
좀처럼 표정을 드러내지 않던 ‘건반 위의 구도자’가 1주일간의 베토벤 순례를 마친 뒤, 팬들 앞에서 모처럼 함박웃음을 지었다. 16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팬 미팅이 열렸다. 벽에는 ‘거장 만세’라는 의미의 ‘비바 마에스트로(Viva Maestro)’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 연주회를 끝낸 피아니스트 백건우를 축하하기 위해 팬들이 준비한 것이었다. 그의 완주(完奏)에 함께 완주(完走)한 팬들이 거꾸로 주인공이 되어 백건우와 영화 배우 윤정희 부부를 초청했다.
이 날 행사는 객석에서 백건우의 연주를 들어왔던 각계의 음악 팬들이 관람 후기를 쏟아내며 시작됐다. 김영수 전 문화부 장관(KBL 총재)은 “베토벤 대장정의 첫 날, 공부하고 보자는 생각에 미리 해설을 듣고 연주회장에 가기도 했다”고 했다. 소감 발표는 곧잘 신앙 고백으로 이어졌다. 조수철 서울대 의대 교수는 “베토벤의 피아노 작품이 소나타 전곡에서 시작해서 끝나는 것처럼, 베토벤의 피아노 연주는 백건우에 의해 시작해서 끝났다”고 했고, 음악 평론가 이순열씨는 “베토벤의 고뇌와 갈등, 침묵까지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던 1주일”이라고 했다.
이 날 행사는 객석에서 백건우의 연주를 들어왔던 각계의 음악 팬들이 관람 후기를 쏟아내며 시작됐다. 김영수 전 문화부 장관(KBL 총재)은 “베토벤 대장정의 첫 날, 공부하고 보자는 생각에 미리 해설을 듣고 연주회장에 가기도 했다”고 했다. 소감 발표는 곧잘 신앙 고백으로 이어졌다. 조수철 서울대 의대 교수는 “베토벤의 피아노 작품이 소나타 전곡에서 시작해서 끝나는 것처럼, 베토벤의 피아노 연주는 백건우에 의해 시작해서 끝났다”고 했고, 음악 평론가 이순열씨는 “베토벤의 고뇌와 갈등, 침묵까지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던 1주일”이라고 했다.
지난 1주일간 전곡 연주 뒤에도 매일 1시간씩 팬 사인회가 열렸지만, 이 날도 어김 없이 사인회와 선물 증정이 재현됐다. 베토벤 소나타 음반 전집을 들고 온 팬들은 행사 시작 전에 백건우에게 사인을 받았다. 김화영 전 고려대 불문과 교수와 화가 양주혜씨 부부는 각각 꽃다발과 자신이 그린 작품을 백씨에게 선물했다. 김 전 교수는 “내 삶에서 가장 집약되고 열광적이었던 순간들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백건우는 “베토벤과 청중들과 같이 살았던 1주일은 연주자라면 누구나 갈구하는 순간이다. 그 순간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부인 윤정희는 “30년을 함께 살았지만 지금도 나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팬”이라고 했다. 팬 미팅에는 김경원 전 주미대사, 한승수 전 부총리, 이인호 전 주러대사, 영화 배우 강신성일·엄앵란 부부, 김영호 일신방직 회장, 김문환 서울대 미학과 교수, 심장전문의 이종구 박사, 이종덕 성남아트센터 사장, 방송인 황인용·유정아씨 등이 참석했다. 마침 이 날은 베토벤의 237번째 생일 전야(前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