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초월! 100대의 바이올린 합주의 감동

  • 김성현 기자

입력 : 2007.12.16 23:27

[리뷰] 김남윤 교수 음악회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제자들과 함께 연주

지난 15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의 ‘마이 라이프, 마이 뮤직’ 음악회 후반부에 초록색·붉은색 상의와 정장 바지, 체크 무늬 치마를 맞춰 입은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100명이 등장했다. 무대만으로는 자리가 비좁아 객석 뒤편과 복도 옆까지 한 줄로 서서 관객 350여 명을 감쌌다. 악장(樂長) 역할을 맡은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한국예술종합학교 4년)의 리드에 맞춰 이들은 멘델스존의 ‘노래의 날개 위에’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막내 이수빈(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양은 무대 중앙에서 언니·오빠들을 따라서 고사리 손으로 미니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100대의 바이올린 합주는 하차투리안 ‘사브레 댄스’와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로 이어지며 흥겨움을 더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예비학교에 재학 중인 이들은 모두 김 교수의 제자들이다. 무대에 오른 김 교수는 “한 때는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었지만, 지금은 세계 정상의 바이올리니스트를 길러내는 것이 꿈”이라며 막내 수빈양의 어깨를 감쌌다.

이 연주회는 예술의전당이 국내 대표적 연주자들을 초청해서 이야기와 함께 음악을 듣는 시리즈 공연이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교수의 제자 100명이 100대의 바이올린으로 멘델스존의 곡을 합주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제공

피아니스트 이경숙·신수정에 이어 세 번째로 무대에 오른 김 교수는 “내가 자랑할 수 있는 건 제자들뿐”이라며 100대의 바이올린 연주를 기획했다. 바이올린을 잡은 김 교수가 앙코르로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My Way)’를 연주하기 시작하자, 제자들의 바이올린 100대가 은은하게 스승의 독주(獨奏)를 감쌌다. 앙코르는 ‘까치 까치 설날은’으로 이어지며 이른 신년 인사를 객석에 보냈다.

전반부에서 김 교수는 동료 피아니스트 강충모 교수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을 연주한 뒤, 이어지는 무대에는 제자들을 올려 보내고 자신은 대신 소개를 맡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생인 바이올리니스트 민유경·김은아부터 권혁주(칼 닐센 콩쿠르 우승), 신아라(스위스 티보 바가 콩쿠르 2위)와 신현수(차이코프스키 콩쿠르 5위) 자매, 장유진·이재형·옥유아·임서현까지 최근 국내외 콩쿠르와 무대에서 주목 받고 있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잇따라 독주곡과 이중주 등을 들려줬다. 김 교수는 제자들을 소개할 때마다 “순수 국내산” “메이드 인 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이라며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