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11.27 13:23
스물 아홉 시절엔 막연함이 있다. 세월이 지나도 그것은 변하지 않는가 보다.
'29세 공감대'를 표방한 이 작품은 곧 나의 스물 아홉 그 자체였다. 스물 아홉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 타협점을 찾는 나이다.
'싱글즈'의 네 명의 주인공은 개성이 강하다. 하지만 누구나 '내 친구 중에도 저런 애 있어'라고 말 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찾을 수 있는 인물들이다. 세상이 무섭지만 조심스럽게 한 발짝씩 내딛어 가는 '나난', 무모하리만큼 당당한 '동미', 가진 것 없지만 착한 '정준', 외모와 직장 모두 번듯한 이 시대의 평균치 '수헌'.
이들은 누구나 '예스'라고 해야 할 순간에 '노'를 외치고 '노'를 말해야 할 시점에 '예스'를 선택한다. 이런 발상의 전환이 극을 흥미롭게 이끈다. 극 중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선택한 대답은 때론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지만, 불굴의 오기와 자존심은 스물 아홉의당당함을 지켜준다. 이런 과정의 반복 속에 현실과 현명하게 타협하는 방법을 습득하고 진정한 사회인으로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다.
인생의 긴 여정에서 가장 힘들지만 아름다운 때인 스물 아홉. 무대 위의 그들은 어제의 내 모습이자 오늘의 젊은이들의 모습이다.
젊은 아이디어로 세련되게 만든 무대는 톡톡 튀는 요즘 세대의 감성을 그대로 담아냈다. 직육면체가 아닌 삐죽삐죽한 도시의 건물들과 빨간 하이힐 모양의 침대는 개성 넘치는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잘 형상화했다.
다양하면서도 일관성이 있는 음악은 귀를 풍성하게 한다. 드라마를 타고 흐르는 음악은 배우의 마음을 대변하는 멜로디가 되어 극에 힘을 실어준다. 솔직하고 심플한 그들의 삶을 보여주 듯 담백한 음악은 오랫동안 여운을 남긴다. 다양한 조명과 무대전환은 극의 빠른 전개에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동명의 영화를 그대로 무대 위에 재현하기 위한 시도라는 점이 아쉽다. 이 작품이 롱런하기 위해서는 등장 인물의 성격,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에서 2시간의 영화와는 차별되는 뮤지컬만의 이야깃거리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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