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이라부, 대학로에 개원하다

  • scene PLAYBILL guest editor 김명선

입력 : 2007.10.23 08:29

“병원에서는 대통령이든 노숙자든 다 똑같은 환자야”


이미 한국을 강타한 베스트셀러 소설인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와 '인더풀'이 연극으로 재탄생된다. 일본에서는 TV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될 만큼 화제를 끈 이 두 소설은 이미 국내에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다양한 강박증 환자들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 이 두 소설은 고민 많은 현대인의 모습을 예리하게 포착함과 동시에 그 해결책까지 한데 모아 웃음폭탄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그 웃음폭탄들 중 가장 재미있고 무대화하기 좋은 3가지 에피소드를 묶어, 연극 '닥터 이라부'를 엮어냈다. 이미 '70분간의 연애', '환상동화'로 실력을 검증받은 젊은 감각의 신세대 연출가 김동연이 이번 공연에서도 재미와 작품성 둘 다를 놓치지 않는 완성도 있는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원작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부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에 극을 이끌어 가는 중심인물인 못 말리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엽기 간호사 마유미의 콤비가 중요하다. 의사 가운보다 환자복이 어울릴 것 같은 이라부의 넘쳐흐르는 독특함과 ‘야동’에서 툭 튀어나온 것처럼 초미니 섹시 간호사복을 입고 연신 록음악을 불러대는 간호사 마유미. 이들 막강 콤비는 공포에 떠는 환자를 힘으로 제압한 뒤 핫도그만큼 굵은 주사기로 무작정 찔러댈 만큼 예측불허다. 원작에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매력을 전하기 위해 이들 콤비는 각각 에피소드를 주무르며 사이사이에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어두컴컴한 지하에 있는 이라부의 정신과를 찾는 환자들 또한 만만치 않은 캐릭터들이다. 선단공포증, 도끼병 내레이터 모델, 음경강직증 환자 등은 모두 본인들도 깨닫고 있지 못한 마음 깊은 곳을 어이없이 ‘툭’ 건드린 이라부에게 치료를 받는다. 아니, 정확히 말해 치료 받았다기보다는 본인 스스로 문제를 치료하게 된다. '슬램덩크'의 강백호가 골밑슛을 넣으며 왼손은 거들 뿐이라 했던 것처럼, 닥터 이라부 역시도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그들을 단지 좀 웃기게 ‘거들었을 뿐’인데.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