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10.12 08:47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우체국 민원 처리과에서 조용히 일하던 한 남자가 별안간 ‘벽 뚫는’ 능력을 지니게 되었다.‘자고나니 갑자기’란 표현이 적절할 만큼 한 순간에 초능력 사나이가 된 듀티율. 이는 온 몸에 도면까지 새겨와 죽을 고생하며 감옥 탈출에 성공한 '프리즌 브레이크'의‘마이클 스코필드’를 허무하게 만드는 능력임에 틀림없다. 상사한테 구박받고, 장미에 물주기 따위가 취미이던 보통남자가‘벽으로 드나드는’초인이 되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를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를 통해 만나보자.
나한테 함부로 하지 마! 나, 벽으로 드나들어!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 오늘도 시민들의 민원에‘기체후일향만강 하옵시고’등의 예의바른 답장을 보내던 파리의 하급 공무원 듀티율. 그런 그를 시종일관 못마땅해 하는 신임 부장은 “네 머리는 장식이냐, 시민이랑 펜팔하냐, 넌 말단 사무일 조차 못하는 놈이다!”등의 악담을 퍼붓기 일쑤다. 지난 밤 자신에게 벽 뚫는 능력이 있음을 알고서 정신과까지 찾은 듀티율.‘그 좋은걸 뭐 하러 고치냐, 별일 아니니 힘들면 약이나 먹어라’던 의사의 처방을 듣고서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한데 부장이 자존심을 박박 긁어대 화가 난 상태. 홧김에 그의 방에 불쑥 머리를 들이민 듀티율은 까무러치게 놀란 부장을 보며 희열을 느끼면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특기를 이용해 일명 ‘가루가루’란 예명을 쓰며 이곳저곳에 무단침입을 감행해본다!
2007년엔 누가 벽을 뚫을 것인가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짧은 이야기의 거장, 프랑스의 국민작가라 불리는 마르셀 에메의 단편 소설 'Le passe-muraille'에 '쉘부르의 우산' 등 영화 음악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미셸 르그랑이 곡을 붙여 완성한 작품이다. 대사가 없이 극의 모든 흐름을 노래로 표현하는 이 뮤지컬은 1996년 프랑스에서 초연되어 극찬을 받았으며, 이후 일본과 미국 등에서도 공연되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6년, 박상원이 듀티율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으며 올해에는 남경주와 고영빈이 그 역할을 거머쥐었다. 그 외에도 헤이, 정명은, 임철형, 김성기, 조정석 등이 출연하고, 지난 여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보이첵'으로 헤럴드 엔젤상까지 받은 임도완이 연출을 맡아서 프랑스식 사랑과 감성을 표현한다고 하니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