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급 성우 이윤선-이선씨, 휴먼코미디 '베어 럽 파파' 출연

  • 스포츠조선 임정식 기자

입력 : 2007.10.02 15:35

180억 유산"기부"vs"사수" 좌충우돌
10일부터 대학로 글로브극장 공연
"관객과 함께 호흡하려 연극 꾸준히"

성우 이윤선(왼쪽), 이선씨가 연극 '베어 럽 파파'에서 외유내강형 남편과 철없는 아내로 호흡을 맞춘다. <김재현 기자 scblog.chosun.com/kbasser>

돈에 살고 돈에 죽던 수전노 아버지가 청천벽력같은 일을 저질렀다. 재산 180억원을 대학에 기부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아내와 자식 세 명은 기절초풍. 있는 줄도 몰랐던 180억 유산을 사수하기 위해 똘똘 뭉친다. 애원, 회유, 협박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아버지를 압박한다. '피보다 진한 건 돈이다'는 게 그들의 신념이다. 10일부터 대학로 글로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베어 럽 파파(Bear up Papa)'는 돈을 둘러싼 가족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그린다. '배은망덕한 자식들vs자린고비 아버지'란 대립구도를 통해 우리 사회의 배금주의에 대한 비판과 풍자도 담아낸다. 하지만 무겁지 않다. 배꼽잡는 대사와 에피소드, 경쾌한 웃음과 해학으로 풀어가는 휴먼코미디극이다.


'베어 럽 파파'는 불효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담은 '아비'가 원작이다. 이번에 타이틀을 바꾸고 코믹 모드를 강화한 가족극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시트콤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실컷 웃다가 마지막에 가슴 짠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는 간판급 성우 2명이 출연해 주목을 끈다. 부부로 출연하는 이윤선, 이선씨다. 이윤선씨는 'X파일' '터미네이터', 이선씨는 '빨강머리 앤' '쥬라기 공원' 등으로 익숙하다.


성우가 연극무대에 서는 게 이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두 사람에게 연극은 전혀 낯설지 않다. 특히 이윤선씨는 정통 연극배우 출신이다. 국립극단에서 활약하다가 성우로 변신했고, 89년에는 '여우와 포도'로 백상예술대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도 세 작품에 출연했다. "아버지 역할이어서 머리를 희게 염색하고 수염도 기르고 다녀 실제 나이(59)보다 늙어보인다. 방송국 PD들이 어른 대접한다"는 게 요즘의 불만(?)이다.


이선씨도 연극무대가 익숙하다. 92년 성우로 데뷔한 후에도 3년간 대학로 연극무대에서 꾸준히 활약했다. "방송에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 경험과 연극의 깊이가 조화를 이루면 환상적인 공연이 될 것이다"고 장담한다. 몸뻬바지에 엉성한 파마머리 차림으로 남편에게 발차기를 하는 과격한 모습도 선보인다.


두 사람은 죽이 척척 맞는다. 성우로서 셀 수 없는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고, 지난해 '메밀꽃 필 무렵'이란 연극도 함께 출연했다. 성우이면서도 꾸준히 연극무대에 서는 이유는 뭘까.


이윤선씨는 "무대에서는 관객의 숨 쉬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나의 장단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고 말한다. 특히 '베어 럽 파파'는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경기도 파주에서 배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땅값이 급등하면서 주위에서 연극 내용과 비슷한 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연을 본 젊은 관객들이 집에 가서 부모님 어깨를 주물러 주고, 차 한 잔 끓여주는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게 작은 바람이다. 연출 박성신, 12월 2일까지. (02)743-7250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