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9.20 08:39
뮤지컬 '햄릿'
복수의 원형 '햄릿'
모든 이야기에는 원형이 있다. 살인에 관한 이야기의 원형이 '카인과 아벨'이라면,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의 원형은 '트리스탄과 이졸데'다. 그렇다면 복수에 대한 이야기는? 정답은 셰익스피어의 '햄릿'. 복수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라면 모두 '햄릿'에 빚을 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햄릿'은 복수심 앞에 흔들리는 세속적인 인간을 통해 수많은 작품들에게 영감을 제공해 왔다. 전 예술 장르의 매력적인 소재로서 시대를 두고 반복해서 변형돼온 작품 '햄릿'. 이 이야기가 이렇듯 지금까지 왕성하게 새로운 작품들을 탄생 시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시대와 문화를 초월한 보편성 때문일 게다. '햄릿'의 주인공 햄릿이 보여주고 있는 인간적 고뇌는 오늘날 우리들의 그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으니까.
'햄릿' in Seoul
뮤지컬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을 뮤지컬 무대에 맞게 새롭게 각색한 작품이다. 뮤지컬 '햄릿'의 오리지널 버전은 2000년 유럽에서 초연되었던 록오페라 '햄릿'으로, 이 작품은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무대에도 올라 관객들로부터 큰 찬사를 받은 바 있다. 훌륭한 원작에 화려한 무대와 의상, 수준 높은 음악과 뮤지컬적 요소가 조화롭게 각색된 이 브로드웨이의 '햄릿'이 드디어 아시아 최초로 우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무대에 오르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 한국판 '햄릿'은 보다 우리의 취향에 맞게 각색된 대본, 록과 클래식의 하모니가 만들어내는 그림 같은 음악, 웅장하고 화려한 회전무대, 패션쇼를 방불케 하는 의상 등으로 오리지널 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무대를 선보일 전망이다.
To be, or Not to be
흔히 “죽느냐 사느냐”로 번역되는 햄릿의 독백은 이제 하나의 식상한 속어가 되어버렸지만, 사실 '햄릿'만큼 곱씹을수록 그 재미와 깊이가 더해지는 작품도 없다. '햄릿'의 이야기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복수라는 행위가 인간의 존재와 도덕성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깨닫고 복수를 꾀하는 햄릿. 그러나 아버지는 숙부에게 독살 당했고, 어머니는 숙부와 재혼한 상태다. 햄릿이 복수를 하자면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맞으며’ 파멸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진실을 외면했다는 죄책감 속에 살아야만 한다. 햄릿은 그야말로 고통 받는 인간의 전형이요, 이것은 욕망과 도덕의 기로 앞에서 늘 진퇴양난의 양상을 보이는 우리 현대인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주인공 햄릿 역으로는 배우 김수용, 신성록, 성두섭이 트리플 캐스팅되어 각각 다른 매력의 햄릿을 보여줄 예정이며, 가슴 아픈 사랑으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는 오필리어에는 신주연이 낙점됐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