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8.26 23:54
떠나지 못하는 두 남자가 시간을 견디기 위해 하는 놀이
2m쯤 될까. 물음표(?)를 닮은 앙상한 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연출 임영웅)는 귀담아 듣고 의미를 캐려는 관객에겐 영원한 물음표요 백전백패다. 지루한 이야기의 지루한 반복이라서다. 계속 고집부리면 졸음, 두통과도 싸워야 한다.
“가자.” “안돼.” “왜?” “고도를 기다려야지.” “참, 그렇지.” 이 대화 세트는 두 주인공 블라디미르(전국환)와 에스트라공(박상종) 사이에서 10번 넘게 되풀이된다. 고도는 그들의 유일한 존재 이유다. 하지만 50년 넘도록 고도는 나타나지 않았고, 내일도 그러하리라는 걸 관객은 안다. 무의미한 대화가 빈 공간에 들어왔다 나간다. 둘은 허리띠로 목매 자살하려고도 하지만, 나무도 허리띠도 너무 약하다. 잠깐씩 등장하는 포조(이영석)와 럭키(전진우), 소년(정기용)도 이 드라마의 흐름을 바꿔놓지 못한다. 채찍을 든 포조가 양손에 무거운 가방을 든 럭키에게 “생각해!”라며 소리 지를 땐 객석도 깜짝 놀란다. 목에 로프를 감은 럭키가 7분짜리 독백을 토해낼 때, 관객은 뜻 없는 말이 에너지로 변하는 순간을 목격한다. 무표정한 얼굴로 소년은 말한다. “고도 씨가 오늘밤엔 못 오고 내일은 꼭 오겠다고 전하랬어요.”
“가자.” “안돼.” “왜?” “고도를 기다려야지.” “참, 그렇지.” 이 대화 세트는 두 주인공 블라디미르(전국환)와 에스트라공(박상종) 사이에서 10번 넘게 되풀이된다. 고도는 그들의 유일한 존재 이유다. 하지만 50년 넘도록 고도는 나타나지 않았고, 내일도 그러하리라는 걸 관객은 안다. 무의미한 대화가 빈 공간에 들어왔다 나간다. 둘은 허리띠로 목매 자살하려고도 하지만, 나무도 허리띠도 너무 약하다. 잠깐씩 등장하는 포조(이영석)와 럭키(전진우), 소년(정기용)도 이 드라마의 흐름을 바꿔놓지 못한다. 채찍을 든 포조가 양손에 무거운 가방을 든 럭키에게 “생각해!”라며 소리 지를 땐 객석도 깜짝 놀란다. 목에 로프를 감은 럭키가 7분짜리 독백을 토해낼 때, 관객은 뜻 없는 말이 에너지로 변하는 순간을 목격한다. 무표정한 얼굴로 소년은 말한다. “고도 씨가 오늘밤엔 못 오고 내일은 꼭 오겠다고 전하랬어요.”
지난해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춘 전국환·박상종의 앙상블이 안정적이다. 구두 붙잡고 끙끙대며 발 냄새를 풍기는 에스트라공은 아이 같고, 입 냄새를 풍기는 블라디미르는 지적이되 몸놀림이 부자연스럽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모자 바꿔 쓰기, 포조·럭키 흉내내기, 숨바꼭질을 하다 문득 어제 일을 되짚는다.
성인 관객보다는 청소년이나 대학생 관객이 더 많이 웃는다고 한다. 말뜻에 덜 집중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이 연극은 ‘떠나지 못하는 두 남자가 시간을 견디기 위해 하는 놀이’다. “그럼 갈까?” “가자”가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의 마지막 대화다. 그러나 그 순간 둘은 고개를 툭 떨구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얼어붙는다. 암전. 매주 수요일 공연엔 연출가와의 대화 시간이 있다. ▶10월 21일까지 산울림소극장. (02)334-5915
성인 관객보다는 청소년이나 대학생 관객이 더 많이 웃는다고 한다. 말뜻에 덜 집중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이 연극은 ‘떠나지 못하는 두 남자가 시간을 견디기 위해 하는 놀이’다. “그럼 갈까?” “가자”가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의 마지막 대화다. 그러나 그 순간 둘은 고개를 툭 떨구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얼어붙는다. 암전. 매주 수요일 공연엔 연출가와의 대화 시간이 있다. ▶10월 21일까지 산울림소극장. (02)334-5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