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8.11 00:29 | 수정 : 2007.08.11 08:33
임영웅 연출 ‘고도를 기다리며’ “공연 후 관객과 대화의 시간”
한국의 대표적인 연출가 임영웅이 아프가니스탄의 한국인 피랍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연극을 바친다. 작품은 오는 21일 서울 산울림소극장에서 개막하는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dot)’다. 임영웅은 9일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극적 상황은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나 통용될 수 있지만 지금 한국 관객에게 ‘고도’는 탈레반에 피랍된 한국인들의 무사 귀환”이라며 “그것에 집중해 이번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자신의 삶조차 통제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황에 갇힌 인간을 충격적으로 포착한 아일랜드 작가 사뮈엘 베케트(1906~89)의 대표작이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 두 사내의 기다림으로 열린 극은 기다림으로 닫힌다. 이 연극은 동구권 내전의 참호나 중동의 사막 등 동시대의 현실로 배경을 옮기며 50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자신의 삶조차 통제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황에 갇힌 인간을 충격적으로 포착한 아일랜드 작가 사뮈엘 베케트(1906~89)의 대표작이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 두 사내의 기다림으로 열린 극은 기다림으로 닫힌다. 이 연극은 동구권 내전의 참호나 중동의 사막 등 동시대의 현실로 배경을 옮기며 50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1969년 이 작품을 국내 초연한 임영웅은 이번 공연에 원작의 대사나 장면을 수정하진 않는다. 그는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지금 한국에서 고도는…’을 주제로 기다리는 마음을 나누겠다”며 “슬픔에 빠진 가족들에게 위안이 될 수는 없겠지만, 연극인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남북회담이나 통일보다 당장 급한 건 피랍 한국인들의 생환 아니냐”고도 했다. 블라디미르 역을 맡은 배우 전국환은 “해석은 관객 몫이겠지만, 극장 안에서 내가 기다리는 고도가 극장 밖의 고도(피랍 한국인들)와 겹쳐 보일 것”이라고 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국내에서는 정치극이나 사회극이 거의 실종된 상태다. 최준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는 “‘고도를 기다리며’는 밑바닥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기다려봐라’ ‘희망은 있다’고 말하는 작품”이라며 “이번 공연은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은 아니지만,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상황에 공감대를 만든다는 점에서 반갑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