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에서 벌어지는 ‘쌩쇼’, 곧 우리들의 ‘생(生)쇼’네?

  • scene PLAYBILL guest editor 양창모

입력 : 2007.08.09 08:52

연극 'Mr.로비'

그들이 다시 뭉쳤다. 극작가 이희준과 연출 김운기. 지난 6월 막을 내린 멜로 뮤지컬 '첫사랑'을 만든 주역들이. 프랑스 극예술의 고전 '파니 삼부작'에서 모티브를 따온 뮤지컬 '첫사랑'은 한국적 정서에 맞게 각색된 아기자기한 스토리 전개와 더불어,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다루는 연출로 인해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는 NYU 드라마스쿨에서 인연을 맺은 이희준 극작가와 김운기 연출의 ‘환상적인 궁합’이 불러 온 결과였다. 그런 그들이 다시 뭉친 것이다. ‘버라이어티 블랙 코미디’를 표방하는 초연 창작극, 'Mr.로비'에서.


“천장에, 큰 거울…방 주세요”, “201호 써도 된다고 했죠? 키 주세요”, “내가 땀프 운전하다가 쪼매 눈 좀 붙일라 카는데… 등이라도 지질라면 온돌방이 안 낫겠나”, “우리 부부에요! 결혼 기념으로 여행 온 거예요! 그렇지, 여보?”
이제 슬슬 연극의 윤곽이 잡힐 터, 'Mr.로비'의 중심배경은 ‘모텔 코리아나’의 로비다. 프론트 데스크에 근무하는 주인공 김봉수는 그날따라 신문에서 ‘운명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는 자신의 운세를 읽은 후, 모텔을 들락거리는 인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에 시나브로 얽히게 된다.


50여 명의 다양한 캐릭터… ‘우리네 인생’을 경쾌하게 풀어내다


'Mr.로비'의 캐릭터 구성은 상당히 ‘버라이어티’하다. 이 연극의 첫 장에만 무려 50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채신없는 모텔 사장과 그의 가족들, 참견 잘하는 다방 레지, 가출 청소년, 광신도, 게이 패션 디자이너… 서로 달라 보이는 그들이 지니는 공통점은 바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소시민’들이라는 것. 무대 위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연극은 경쾌하게 ‘우리네 인생’을 풀어내려 한다.


깔깔대고 웃을 텐데, 마냥 웃기엔 좀 찝찝할걸?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기본적으로 'Mr.로비'는 코미디이니까. 모텔 코리아나의 객실을 살짝 들여다보자. 505호실은 화투질, 303호실 찜질. 201호실은 숨바꼭질 중이고… 301호실은 XX질? 모텔에 머무르는 이들은 각자의 독특한 사연을 기반으로 온갖 ‘쌩쇼’를 벌이는데, 에피소드가 꼬이기 시작하면서 수시로 상황은 급변한다. 그래서 극이 진행될수록 관객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깔깔대고 있는 자신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마냥 웃기에는 좀 찝찝할 터이다. 무대 위 ‘쌩쇼’는 곧 우리들의 ‘생(生)쇼’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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