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미술도 끝내줘요”

  • 글·이규현 기자
  • 사진·김보배 기자

입력 : 2007.06.25 22:58 | 수정 : 2007.06.26 06:56

비엔나미술사박물관 자이펠 관장…바로크 작품 등 한국 전시

▲빌프리트 자이펠(Wilfried Seipel)·오스트리아 비엔나미술사박물관 관장
오스트리아 비엔나미술사박물관의 빌프리트 자이펠(Wilfried Seipel·63) 관장이 한국에 왔다. 덕수궁미술관에서 ‘비엔나미술사박물관전: 합스부르크 왕가 컬렉션’이 26일 개막하기 때문이다. 자이펠 관장은 마흔여섯 살 때부터 17년째 이 박물관의 관장이다.

그는 이집트학을 전공한 역사학자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한국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최대한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경주국립박물관에 있는 한국의 유물이 너무 대단해서 보고 또 보고 몰래 사진도 찍었어요. 좋은 박물관의 조건은 언제나, 오로지, ‘소장품’에 달려 있습니다. 기획전 횟수가 많고, 건물이 멋지고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벨라스케스의 '마르가레타 테레지아 공주' 1656년추정. 덕수궁미술관 제공
그는 “비엔나미술사박물관은 루브르박물관, 대영박물관, 베를린박물관, 에르미타쥬박물관과 함께 유럽·러시아의 5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모두 귀한 소장품이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비엔나미술사박물관은 16~18세기 합스부르크 왕가의 유물을 소장해 유명하다. 미술뿐 아니라 무기, 보석, 마차 등을 소장한 별도 전시관들이 모여 하나의 박물관을 이룬다.

이번 한국전에는 이중 16~17세기의 르네상스와 바로크 회화 64점이 왔다. 이 시대 미술의 특징을 집약한 전시다. 벨라스케스의 ‘흰 옷 입은 어린 왕녀 마르가리타 테레사’는 황제 레오폴드 1세의 방에, 렘브란트의 ‘책을 읽는 화가의 아들’은 황제 카를 6세의 방에, 하는 식으로 소장자별로 분류를 해 전시구성이 특이하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왕족의 후원으로 예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그들의 컬렉션이 중요합니다. 모차르트 덕에 오스트리아가 음악의 나라로는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우리는 미술로도 뒤지지 않는 나라예요.” 그는 “특히 최근 우리 박물관의 관객 중 한국인 비율이 비약적으로 오르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 전시한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