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6.21 00:07 | 수정 : 2007.06.21 03:03
리뷰:연극 ‘사랑과 우연의 장난’
관객만 들을 수있는 대사로 ‘히트’ 이야기는 웃겨도 흐트러지지 않아
“들으려고 하지마 네게 하는 말 아냐”
방백(傍白)의 재발견이다. ‘사랑과 우연의 장난’(연출 임영웅)은 한동안 연극에서 실종됐던 방백을 불러내 관객을 웃긴다. 무대 위 다른 인물에겐 들리지 않고 오직 관객만 들을 수 있는 이 대사는 무대와 객석의 은밀한 내통 그 자체다. 이 연극은 ‘역할 바꾸기’라는 고전적인 코미디 극작술과 방백이 서로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관객을 잡아당기고 있다.
때는 1700년대 초, 얼굴도 모른 채 결혼해야 하는 귀족 남녀 도랑트(김석훈)·실비아(이민정)가 주인공이다. 실비아는 상대방의 됨됨이를 파악하기 위해 하녀 리제트(최광희)로 가장하고, 도랑트 역시 하인 아를르캥(최규하)과 잠시 신분을 바꾼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이 ‘가면 놀이’를 알려주고 시작한다. 관객은 연극 속 연극에 몸을 담근 채 신분이 뒤바뀐 인물들, 서툰 변신 때문에 벌어지는 소동,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을 따라간다.
때는 1700년대 초, 얼굴도 모른 채 결혼해야 하는 귀족 남녀 도랑트(김석훈)·실비아(이민정)가 주인공이다. 실비아는 상대방의 됨됨이를 파악하기 위해 하녀 리제트(최광희)로 가장하고, 도랑트 역시 하인 아를르캥(최규하)과 잠시 신분을 바꾼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이 ‘가면 놀이’를 알려주고 시작한다. 관객은 연극 속 연극에 몸을 담근 채 신분이 뒤바뀐 인물들, 서툰 변신 때문에 벌어지는 소동,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을 따라간다.
가벼운 코미디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흡인력이 좋았다. 상황과 심리가 복잡해질수록 프랑스 작가 마리보(Marivaux)가 쓴 “재치 부리지 마” “이미 제 매력이 발동된 상태입니다” “혹시 위조지폐 본 적 있소?” 같은 대사들이 폭소탄을 날렸고, 연출도 웃음을 풀었다 조이는 리듬감을 보여줬다. 방백이 주는 등장인물과의 유대감, 거짓말로 진실을 찾는 묘미, 느끼한 말투, 어떻게 매듭을 풀 것인가 하는 기대, 요즘 결혼 풍속과의 대비가 재미있었다.
1막 끝에선 연극에서는 이례적으로 박수까지 터졌다. 오르공 역의 전국환은 반전이 4번이나 이어지는 이 희극이 흐트러지지 않게 중심을 잘 잡아줬고, 김석훈과 최광희의 연기도 안정적이었다. 품격 있는 의상과 무대, 간결한 음악도 부드럽게 극을 떠받쳤다.
지난 13일 개막한 ‘사랑과 우연의 장난’은 초반 기세가 좋다. 일주일간 객석점유율은 63%로, 2004년 이후 토월정통연극 시리즈(9편) 중 초반부터 이렇게 관객이 많기는 처음이다. 특히 주부들을 겨냥한 매주 화요일 오후2시 공연티켓(전석 2만원)이 가장 빨리 팔려나가고 있다. 예술의전당 홍보팀은 “관객 연령대가 다양하고 입소문이 좋아 ‘시련’(연출 윤호진)보다 성적이 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7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02)580-1300